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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일/패션]깜찍하고 귀여운 소녀처럼…‘걸리시 룩’

입력 | 2004-12-09 16:23:00

깜찍한 도트 무늬와 프릴 장식의 블라우스, 원색 바지, 벨트를 매치한 손정완 의상(왼쪽)과 원피스에 하트 무늬를 덧대 여성스러움을 강조한 미스지 컬렉션 의상. 동화 속 공주 같은 걸리시즘 콘셉트이다.


《당신이 진정한 패션 리더라면 이제 소녀처럼 어리고 귀엽게 옷을 입도록 한다.

불과 얼마 전까지 우아하고 성숙한 ‘레이디라이크 룩(Lady-like look)’이 유행했다면, 요즘 트렌드는 깜찍하고 발랄한 ‘걸리시 룩(Girlish look)’으로 빠르게 옮겨지고 있다.

동화 속 백설 공주 옷처럼 소매를 부풀린 퍼프 슬리브 블라우스, 페티코트로 부풀린 듯 폭이 풍성한 스커트, 동물과 천사 등 유머러스한 일러스트레이션을 담은 면 재킷 등은 걸리시 룩의 대표 아이템이다.

걸리시 룩을 전면에 내세우는 디자이너 손정완 씨는 동심의 세계와 팝아트 요소가 혼재하는 최근 트렌드를 “미래에 대한 낙관”으로 집약한다.

부닥친 현실이 좋지 않을수록 패션계는 젊은 세대에게서 미래에 대한 희망을 찾는다는 것이다.》

○소녀처럼 어리고 귀엽게

올해 가을 파리, 런던, 밀라노, 뉴욕 등 세계 4대 컬렉션에서는 ‘걸리시 룩’이 대세였다.

완벽하게 갖춰 입은 포멀한 느낌 대신 부드러운 볼륨감의 실루엣과 화사한 색감이 강조된 것. 상의는 짧게, 하의는 풍성하게 표현된다.

리본 디테일과 바둑판 프린트 니트로 귀여운 이미지를 강조한 마크 제이콥스, 여성스럽게 둥글린 칼라와 허리 선을 높인 엠파이어 라인의 루이뷔통, ‘빈티지 걸’과 ‘스포티 바비 인형’이라는 콘셉트를 내세워 무릎까지 오는 스타킹과 화려한 프린트 티셔츠 등을 선보인 크리스티앙 디오르, 코카 콜라 로고가 그려진 하트 모양 귀고리의 비비안 웨스트우드….

국내 유명 디자이너들도 ‘걸리시 룩’을 전면에 내세우기는 마찬가지이다.

손정완 씨는 광택 나는 리본 장식 가운데에 천사가 그려진 일러스트레이션 배지를 달고, 풍성한 치마폭에 깜찍한 소녀 그림을 가득 담았다. 지춘희 씨는 원피스 곳곳에 하트 모양 천을 덧대 장식했으며, 하늘거리는 시폰 톱과 편안한 느낌의 면 재킷을 매치해 소녀 감성을 풀어 냈다.

○걸리시 룩을 위한 패션 아이템

▽깜찍한 니트=한동안 지속된 시폰과 실크 소재 톱 대신 길이가 짧고 리본이 장식된 깜찍한 느낌의 니트가 유행할 전망. 도트와 체크 무늬의 니트는 실제 나이보다 어려 보이게 한다. 앤티크 브로치 대신 분홍, 노랑 등 원색의 플라스틱 브로치가 잘 어울린다.

▽크롭트 팬츠=바지는 길이가 짧아졌으며 통은 볼륨감을 살려 넓어졌다. 발목이 살짝 드러나도록 바지 밑단을 접어 올리거나 밭접단으로 마무리했다. 무릎이 드러나는 리조트 웨어 느낌의 짧은 바지는 참살이(웰빙) 시대 리조트 웨어를 옮겨온 듯하다.

▽풍성한 스커트=걸리시 룩의 핵심은 여성스러우면서도 편안한 느낌에 있다. 보디라인을 긴장되게 따라 흐르는 타이트스커트 대신 튤립 모양으로 풍성하게 부풀린 실루엣 또는 헴 라인에 트리밍을 장식한 집시풍 A라인 디자인이 많다.

▽가늘고 긴 머플러=섬세하게 구슬을 장식한 머플러는 길고 가늘어졌다. 목에 한 번 감아 돌린 뒤 길게 늘어뜨리는 것이 세련된 연출법. 재킷 대신 블라우스나 티셔츠 위에 매치한다.

▽민속적 느낌의 벨트=액세서리 중 가장 주목 받는 아이템은 벨트. 진주 등 클래식한 소재의 단정한 디자인은 사라지고 이국적 정취와 유머러스한 감각의 벨트를 원피스나 바지 위에 헐렁하게 여러 번 겹쳐 한다.


글=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그래픽=이진선 기자 geranu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