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남편과 함께 말레이시아행 비행기를 탔다가 겪은 일이다. 이륙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친목회원으로 보이는 중년 남자 일행 20여 명이 왁자지껄 떠들기 시작했다. 기내에서 서비스로 제공되는 술과 음료를 주문해 마시면서 큰소리로 “공짜니까 더 달라고 해라”, “이 술이 맛있다”는 등의 말을 주고받았다. 공짜라면 양잿물도 마다하지 않는다더니 바로 그 꼴이었다. 볼썽사납고 시끄러워 남편이 큰기침을 하며 불편한 표정을 지었더니 여승무원이 다가와 “죄송합니다”라며 연방 사과했다. 승무원이 무슨 죄란 말인가. ‘어글리 코리안’이라는 말을 자주 들었지만 직접 겪어보니 정말 창피했다.
최계숙 주부·서울 동대문구 휘경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