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빠! 어빠야. 너 어빠 보고 싶다고 했지?” 염상섭의 대표 장편 ‘삼대’에 나오는 대목이다. 지금까지 여러 한국문학전집에 수록된 이 대목은 ‘어빠’가 ‘오빠’인지 ‘아빠’인지 분간이 쉽지 않았다. 그러나 문학과지성사가 최근 간행을 시작한 ‘한국문학전집’에선 이를 분명히 ‘오빠’로 표기했다. ‘아버니’ 역시 ‘아버지’로, ‘할아버니’는 ‘할아버지’로 썼다.
문학과지성사는 “그간 원작을 원작 그대로 읽어야 한다는 엄숙주의 문학 풍토가 새 세대들을 우리 문학사로부터 멀어지게 할 우려가 있어 ‘현대어 맞춤법과 띄어쓰기’를 적용한 새 세대의 정본 ‘한국문학전집’을 펴내기로 했다”고 밝혔다. 문학과지성사는 최근 김동인의 단편선집인 ‘감자’, 황순원의 단편선인 ‘독 짓는 늙은이’ 등 1차분 8권을 펴냈다.
문학과지성사는 이밖에도 이번 전집 간행을 시작하면서 작가 본인의 창작 당시의 오류를 수정하기도 했다며 김동리의 작품 ‘혼구(昏衢)’에 나오는 ‘학숙’과 ‘정우’의 대화에 독자들의 오해를 일으킬 부분을 수정한 점 등을 들었다. 또한 황순원처럼 작가가 생전에 수차례 개작한 것을 반영했다. 이를 위해 이번 1차분 8권의 각 권마다 김동인 전문가인 최시한 숙명여대 국문과 교수 등 각 작가의 전공자인 박사급 책임 편집자를 정했다.
권기태 기자 kk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