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사진)을 퇴진시키기 위해 그와 이란 외교관들의 전화 통화를 수십 차례 도청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 인터넷판이 12일 보도했다.
WP는 미국 정부 관리의 말을 인용해 “엘바라데이 총장은 미국이 밝힌 이라크 정보에 의혹을 제기하고 이란 문제에 신중한 접근을 취했다”며 “이런 엘바라데이 총장을 도청한 것은 그를 바꾸려는 움직임이 미국 정부 내에 있음을 시사한다”고 전했다.
WP는 또 “엘바라데이 총장에 맞설 만한 후보를 찾지 못한 미국이 엘바라데이 총장을 축출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도청에서 엘바라데이 총장의 비행을 입증할 만한 내용은 나오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IAEA의 마크 그보즈데키 씨는 이에 대해 “이런 일(도청)이 있을 것이라고 추측해 왔다”며 “그런 일이 없기를 바라지만 우리는 현실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김승련 특파원 sr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