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하께서 보내신 메일이 바이러스에 감염돼 배달되지 못했습니다.” 대학생 윤지상 씨(26)는 최근 이런 내용의 e메일을 자주 받는다. 윤 씨로부터 컴퓨터 바이러스 메일을 받았다는 주소는 윤 씨가 전혀 알지 못하는 주소였다. 화가 난 윤 씨는 e메일 서비스 업체에 누군가 자신의 e메일을 몰래 열어보고 사용하는 것 같다고 항의했다. 그러나 업체 측에서는 윤 씨의 컴퓨터가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 같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윤 씨의 컴퓨터가 바이러스에 감염되자 이 바이러스가 스스로 활동해 윤 씨의 e메일 주소록에 담긴 사람들에게도 메일이 보내졌던 것.》
최근 컴퓨터 바이러스의 종류가 다양해지면서 본인도 모르게 남에게 피해를 주는 바이러스, 컴퓨터에 저장된 정보를 모두 없애는 바이러스 등의 피해가 크게 늘고 있다.
▽다양한 컴퓨터 바이러스=컴퓨터 바이러스란 사용자가 무심코 파일을 열면 컴퓨터의 하드디스크(HDD)에 저장된 정보를 삭제한다거나 강제로 컴퓨터를 종료시키는 등의 기능을 가진 프로그램이다.
최근의 컴퓨터 바이러스는 윤 씨의 경우처럼 사용자 대신 e메일을 발송하는 ‘웜’이라는 형태가 등장하고 유명 축구선수 ‘데이비드 베컴’의 사진만 열어봐도 감염되는 바이러스가 나오는 등 종류가 다양해지고 있다.
사용자의 인터넷 방문기록 등을 몰래 수집해가는 ‘스파이웨어’나 인터넷 시작 페이지를 고정시키는 ‘억지 광고’ 프로그램인 ‘애드웨어’ 등도 넓게 보면 바이러스로 볼 수 있다.
최근에는 광고나 음란물 등을 담은 ‘스팸 메일’로 인해 컴퓨터 사용자들은 e메일 사용 자체를 꺼리는 실정이다. 이 또한 컴퓨터 활용에 피해를 준다는 점에서 바이러스처럼 취급된다.
▽바이러스 대응 방법=컴퓨터 바이러스에 맞서는 가장 좋은 방법은 주기적으로 바이러스에 감염된 컴퓨터를 치료하는 ‘백신 프로그램’을 실행시키고 꾸준히 보안 사이트에 들러 최신 버전의 백신 프로그램을 내려 받는 것이다.
최근 등장한 백신 프로그램은 이러한 내려받기 서비스를 자동으로 진행해주기도 한다.
굳이 백신 프로그램을 설치하지 않더라도 안철수연구소(www.ahnlab.com) 하우리(www.hauri.co.kr) 한국트렌드마이크로(www.trendmicro.co.kr) 등 보안회사 사이트는 인터넷에 접속해 백신으로 치료할 수 있는 서비스도 함께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백신 프로그램은 각종 악성 프로그램뿐 아니라 스파이웨어, 애드웨어, 스팸 메일 등도 함께 막아주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
이와 함께 정기적으로 컴퓨터 하드디스크의 데이터를 CD 등 다른 매체로 옮겨놓는 습관도 중요하다는 게 보안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하드디스크는 바이러스에 취약하기 때문에 중요한 데이터가 금방 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안철수연구소는 ‘악성 프로그램 대응 가이드라인’을 통해 “불법으로 유통되는 불법복제 프로그램을 사용하지 말고 출처가 불분명한 첨부파일이 포함된 e메일은 열어보지 않고 삭제하라”고 권유했다.
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