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의 수니파 내 최대 정치세력인 이라크 이슬람당(IIP)이 내년 총선(1월 30일)에 참여하기 위한 정당 등록을 끝내면서 이라크의 총선이 본궤도에 올라섰다.
선거관리위원회는 총선 후보 등록 마감일을 15일로 닷새 연장하는 등 후보자 등록이 저조한 수니파를 끌어들이기 위해 안간힘을 쏟아 왔다.
▽총선 참여로 돌아서는 수니파=내년 총선은 정당별 득표율에 따라 의석이 배분된다. 이 때문에 이라크 인구의 20%에 불과한 수니파는 총선에 큰 기대를 걸 수 없는 상황.
게다가 지난달 7일 시작된 미군의 무차별적인 팔루자 공격에 발발해 대부분 수니파 단체는 총선 불참을 선언했다.
그러나 IIP가 최근 275명의 후보를 등록하며 정당 등록을 끝내자 상황은 급변하고 있다.
IIP는 공정선거를 위한 준비 부족 등을 들어 6개월 간 총선 연기를 주장해 온 대표적인 수니파 정당. IIP의 선거 참여로 나머지 수니파 세력들에도 선거 참여의 ‘도미노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11일 현재 총선을 위한 정당 등록을 마친 단체는 모두 233개. 마감일이었던 10일에 비해 35개 단체가 더 늘었다.
▽힘의 지각변동=이라크 인구의 60%를 차지하는 시아파는 이번 총선을 통해 지배적인 위치를 차지할 것이 확실시된다.
시아파 양대 세력인 이슬람최고혁명위원회(SCIRI)와 이슬람다와당은 ‘유나이티드 이라크연맹(UIA)’을 구성하고 228명의 공천자 명단을 발표했다. UIA는 총선 후 제1정당으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압둘 아지즈 알 하킴 SCIRI 의장이 UIA 공천자 명단 1번에 올라있어 향후 이야드 알라위 과도정부 총리를 능가하는 지도자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남은 과제=미군에 맞서 싸우던 강경 시아파 지도자 무크타다 알 사드르가 시아파 공천자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사드르는 10일 정치인들에 대해 저항을 촉구했으며 앞으로도 민중 봉기를 주도할 가능성이 높다.
선거 후도 문제. 아랍어 위성방송 알 자지라는 “이번 선거가 시아, 수니, 쿠르드 등 3대 진영으로 명백히 나뉘어져 선거 뒤에도 종족 및 종파 간 갈등이 일어날 게 분명하다”고 경고했다.
치안은 여전히 불안하다. 미군은 11일 수니파 거점인 팔루자에 대한 공습을 재개했다. 저항세력도 이라크 전역에서 맞서 이날 미군과 저항세력간 교전으로 최소 11명이 숨졌다.이호갑 기자 gdt@donga.com
박형준 기자 love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