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장성 진급인사 비리의혹 사건으로 최근 구속된 육군본부 인사참모부 차모, 주모 두 중령의 육군사관학교 동기회가 군 검찰 수사를 정면 비판하고 나서 육군과 군 검찰의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13일 국방부 관계자에 따르면 차 중령이 속한 육사 40기 동기회는 8일 홈페이지에 올린 ‘차 동기 관련 동기회 조치’라는 제목의 글에서 “차 중령은 주어진 공무를 충실히 수행했을 뿐”이라며 구속 조치를 비난했다.
군 검찰은 차 중령이 10월 준장 진급인사 때 장성급의 외압을 받아 진급심사가 시작되기 전에 진급 내정자 50명의 명단 및 이들과 경합하는 15∼20명의 비리의혹을 담은 문서를 작성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40기 동기회는 이를 ‘공무’로 평가했다.
동기회장인 이모 중령이 작성한 이 글은 “인사참모부 진급계장인 차 중령이 1년 가까이 단계적으로 진급 유력자를 분석하면 (실제 진급자를) 100% 가까이 적중시킬 수 있다”며 차 중령의 진급 내정자 명단 작성을 옹호했다.
이 글은 또 “차 동기는 진급계장을 담당하며 외부와 격리된 생활 속에서 육사인, 그리고 40기라는 명예심과 사명감으로 충실하게 일해 왔으나 현재 (육군 등으로부터) 어떤 공식적인 지원도 받을 수 없다”고 밝혔다.
40기 동기회는 차 중령의 변호사 선임비용 지원을 위해 우선 적립된 동기회비에서 500만 원을 지원하고, 동기생 1명당 5만 원 안팎의 후원금을 모으고 있다.
이와 함께 9일 구속된 주 중령이 속한 육사 41기 동기회도 동기생들을 상대로 모금운동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두 중령의 육사 선후배 기수에서도 이 같은 움직임에 동참하는 사람이 늘고 있어 군 검찰에 대한 육사 동문의 반발이 가시화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신현돈(申鉉惇) 국방부 공보관은 “동기들은 형제애와 전우애로 뭉쳐 있어 구속된 사람들이 죄가 없다고 생각할 수 있다”며 “비공식 모임인 동기회의 행동은 국방부가 가타부타 말할 사안이 아니다”고 말했다.
최호원 기자 besti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