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이켄 씨
국내 첫 원전(原典)연주 합주단이 탄생했다.
한양대 음악연구소(소장 강해근)는 “한양대 음대 재학생과 강사진으로 구성된 원전연주 합주단 ‘콜레기움 무지쿰 한양’ 창단 연주회를 19일 오후 7시 반 서울 종로구 신문로 금호아트홀에서 갖는다”고 밝혔다. 원전연주란 19세기 ‘악기혁명’ 이전에 사용된 옛 악기와 연주법을 고증 복원해 작품 초연 당시의 스타일을 되살리는 것.
“바로크 악기 수입 등 준비 과정을 거친 뒤 3월부터 바이올리니스트 김지영, 쳄발리스트 오주희씨와 일본 연주자 등 강사진이 한양대 기악전공 학생 10여명을 집중 지도했죠.”
첼리스트인 강해근 교수는 “10개월 남짓 동안 바로크 연주의 정수를 완전히 연마하기는 힘들지만 올해 비로소 시작된 국내 원전연주 교육의 첫 성과를 선보인다는 점에서 뿌듯하다”고 말했다.
19일 창단연주회를 갖는 한국 최초의 원전연주 합주단 ‘콜레기움 무지쿰 한양’. -사진제공 한양대 음악연구소
특히 이번 연주회에는 20세기 유럽 원전연주운동 선구자의 한 사람인 바이올리니스트 지기스발트 쿠이켄(60) 씨가 협연자로 참가해 눈길을 모은다. 쿠이켄 씨는 10대 시절인 1950년대부터 문헌을 독학해 원전연주를 연구했고 60년대에는 구스타프 레온하르트, 프란츠 브뤼헨 등과 함께 원전연주 붐의 도화선에 불을 댕긴 주인공이다. 80년대에 한국인 2명을 입양해 키우기도 한 그는 ‘콜레기움 무지쿰 한양’의 음악고문을 맡을 예정.
우리나라에서는 2002년 쿠이켄 씨의 제자인 바이올리니스트 김진 씨가 원전연주 실내악단 ‘무지카 글로리피카’를 창단해 원전 실내악 연주의 불을 댕겼지만 협주곡 등 대편성 연주가 가능한 합주단은 ‘콜레기움 무지쿰 한양’이 처음이다.
이 합주단에 바이올리니스트로 참가하고 있는 윤종수 씨(21·한양대 기악과 3년)는 “활 쓰는 법 등이 현대 바이올린과 완전히 다르며 소리의 느낌에도 차이가 많다”고 설명했다.
“현대 악기가 크고 화려하고 강한 소리를 강조한다면 바로크 바이올린은 풍요하게 울려주는 데 초점을 맞추죠. 턱받침도 사용하지 않아 처음에 애를 먹었습니다.”
이번 연주회에서는 비발디 ‘네 대의 바이올린을 위한 협주곡’ b단조, 바흐 하프시코드 협주곡 D장조, 코렐리 ‘크리스마스 협주곡’ 작품 6-8 등을 선보인다. 2만 원. 1588-7890
유윤종 기자 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