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내셔널 트레저’ 홍보를 위해 한국을 첫 방문한 니컬러스 케이지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박영대 기자
“한국영화 ‘올드보이’는 굉장히 강렬하더군요. 할리우드에서 반드시 리메이크될 겁니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배역도 맡고 싶어요.”
자신이 주연한 신작 영화 ‘내셔널 트레저’의 홍보를 위해 한국을 처음 방문한 미국 할리우드 톱스타 니컬러스 케이지(40)는 13일 오후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한국영화와 한국, 한국인에 대한 호감을 숨김없이 드러냈다.
케이지는 만약 ‘올드보이’의 배역이 주어진다면 ‘갇힌 자’(극중 최민식이 맡은 ‘오대수’ 역)와 ‘가두는 자’(유지태가 맡은 ‘이우진’ 역) 중 어느 쪽을 택하겠느냐는 질문에 “내 이름도 있고 하니(자신의 성 ‘Cage’가 ‘새장’ ‘교도소’ 등의 뜻을 갖고 있음), 갇히는 자를 택하겠다”고 답해 폭소를 자아냈다.
케이지의 방한은 ‘내셔널 트레저’ 세계 홍보여행의 일환. ‘더 록’ ‘콘에어’ 등을 만든 제작자 제리 브룩하이머, 존 터틀타웁 감독, 최근작 ‘트로이’에서 헬렌 역으로 주목받았고 이번 영화에서 케이지의 상대역을 맡았던 여배우 다이앤 크루거, 조연배우 저스틴 바사 등이 동행했다.
케이지에게 이번 내한은 ‘처가 방문’이라는 개인적 의미도 있다. 내한 기간 중 처가 식구들에게 두루 인사했다고 밝힌 케이지는 “가족의 연장자나 조상을 존중하는 한국의 전통은 미국 문화에서도 받아들여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내 앨리스 김의 어떤 점이 좋은가라는 질문에 케이지는 앨리스 대신 ‘용경’이라는 한국 이름으로 아내를 지칭하며 “머리가 좋고 독립적이면서도 유머 감각이 있는 대화 상대”라고 답했다.
이날 오후 7시 40분 서울 용산CGV11에서 열린 ‘내셔널 트레저’ 시사회 행사장에 아내와 함께 나타난 케이지는 한국 팬들에게 전하는 인사말로 “용경, 한국 사랑해요”라고 외치기도 했다.
‘내셔널 트레저’는 미국의 국부(國父)들이 숨겨 놓은 보물을 6대에 걸쳐 추적하는 모험가 가문의 이야기. ‘라스베가스를 떠나며’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받은 케이지는 이 영화에서 ‘보물사냥꾼’ 벤저민 프랭클린 게이츠 역을 맡았다. 한국 개봉은 31일.
정은령 기자 ry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