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화 자산에 분산 투자하세요.”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 등 외화표시채권이 새로운 투자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다.
저금리로 돈을 굴릴 데가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고 비과세 혜택까지 있기 때문이다.
국내 채권거래 물량의 70% 이상을 중개하는 KIDB채권중개에 따르면 올해 들어 11월 말까지 외평채를 포함한 외화표시채권 거래액은 1억9318만5000달러로 지난해 연간 거래액(1억3975만3000달러)을 넘어섰다.
특히 콜금리 인하와 정부의 화폐단위 변경(리디노미네이션) 검토 방침이 알려진 9월 이후 거래액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9월 외화표시채권 거래액은 3357만5000달러로 8월 거래액(990만 달러)의 4배 가량으로 늘었다. 10월에는 5105만 달러가 거래돼 9월보다 52.0%나 증가했다. 11월에도 6400만 달러가 거래돼 전월보다 25.4% 늘었다.
외화표시채권 거래액이 증가 추세를 보이는 것은 1998년 12월 28일 이전 발행된 물량의 경우 이자소득세가 면제되고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에서 제외되는 등 세제 혜택이 많기 때문.
예컨대 외평채 10만 달러어치를 사면 연 3.5% 수준인 이자(3500달러)에 대해 소득세(세율 16.5%)를 내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농어촌특별세(세율 1.5%)는 내야 한다.
또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에서 제외되는 만큼 외평채 투자를 통해 아무리 많은 수익을 얻더라도 국세청에 통보되지 않는다.
KIDB채권중개 측은 이자소득세 면제 등을 감안하면 외평채의 실제 연간 수익률이 5.0%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정기예금의 세후 수익률(2.9%)보다 훨씬 높은 셈.
송진흡 기자 jinh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