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투자자가 외국의 주식을 직접 매매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증권예탁원은 10월 말 기준 국내 투자자가 갖고 있는 외국 주식 보유액은 78억3500만 달러로 1월 말(35억9000만 달러)의 2.2배로 늘었다고 밝혔다.
증시 전문가들은 “ 한국 주식에 비해 변동성이 작아 장기 투자에 적합하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외국 주식을 직접 사려는 투자자가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이 하락(원화가치 상승)세를 보이면서 미국 주식의 거래량도 늘었다.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면 환전 비용이 종전보다 감소하기 때문.
일부 투자자는 내년 하반기 이후 세계 정보기술(IT) 경기가 회복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 보고서를 보고 미국 인텔 등 IT주를 미리 사두거나 열연강판 가격 인상을 앞두고 중국 바오산(寶山)스틸 등의 주식을 매수하고 있다.
외국 주식에 직접 투자하려면 증권사를 통해 외화증권 거래용 계좌를 개설해야 한다.
굿모닝신한증권과 리딩투자증권에서 계좌를 만들면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통해 미국과 중국 주식을 매매할 수 있다.
대우증권, 현대증권, 동원증권은 본사 국제금융팀에서 고객을 대신해 주식을 주문해준다.
외국 주식을 살 때는 몇 가지 유의해야 할 점이 있다.
우선 외국 주식시장은 수수료체계가 한국과 다르다. 예를 들어 미국은 한국처럼 거래금액이 아닌 거래 수량에 따라 수수료를 매긴다.
개인은 주식거래 주문을 할 때 매수대금을 전액 입금해야 한다. 증거금만으로 일단 주식을 사고 주식 매입일로부터 3일째 되는 날 잔금을 결제하는 한국과는 다르다.
국세청이 외국 주식의 매매차익에 대해 20% 안팎의 양도소득세를 물리는 것도 국내 주식 거래에 비해 불리하다.
리딩투자증권 마이클 김 국제영업팀장은 “원-달러, 원-홍콩달러 등 각종 환율 변동에 따라 투자 위험이 커질 수 있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홍수용 기자 leg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