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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홈]부동산 정책방향…집값은 묶어두고 거래 풀어줄듯

입력 | 2004-12-15 16:05:00


“부동산 문제에 대해 강남불패(不敗) 얘기하는데 대통령도 불패로 간다.”(노무현 대통령)

“올해 집값이 떨어졌지만 절대 가격으로 보면 아직 높은 편이다.”(권도엽 건설교통부 주택국장)

2004년은 부동산정책 역사에서 새로운 페이지를 장식할 만한 해였다.

올해 실행된 정책의 설계도는 작년 10월 29일 발표됐던 ‘주택시장안정종합대책’. 이 시나리오에 따라 주택거래신고지역에서 세금 정책까지 고강도 정책들이 줄줄이 시행됐다.

결과는 ‘집값 안정과 주택시장침체’였다.

그렇다면 내년에는 어떤 정책들이 나올까?

전문가들은 ‘정부의 집값 안정 의지’와 ‘시장 상황’ 두 가지를 주목해야한다고 지적한다.

우선 정부의 집 값 안정 의지는 대단히 확고하다.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 입안자는 이정우 대통령정책기획위원장. 이 위원장은 스스로 장기(長期)주의자라고 말한다. 단기적으로 나타나는 일부 부작용에 흔들리지 않고 꾸준히 정책을 밀고 나갈 것이라는 뜻이다.

이런 측면에서 이 위원장이 지난달 18일 열린우리당 서울시당 초청 강연회에서 한 발언은 내년 주택정책과 관련해 시사하는 바가 많다. 그는 “정부가 자꾸 정책을 바꿔나가면 신뢰가 무너지고 어떤 특단의 대책도 믿음을 주지 못할 것”이라며 “부동산 신화도 깨질 수 있다는 국민신뢰를 잃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건교부는 △공급확대 △임대주택 활성화 △주택 품질 제고와 함께 여전히 ‘집값 안정’을 내년의 주요 주택정책으로 꼽고 있다.

반면 ‘시장상황’은 만만치 않다.

내년은 전반적인 경기가 올해보다 더 나쁘고, 종합부동산세 등 새로운 주택관련 세금정책이 적용될 전망이다. 집값을 떨어뜨리기 위해 굳이 새로운 규제를 내놓을 필요조차 없는 상황이다.

오히려 올해 들어 과도한 정부규제로 정상적인 주택거래마저 끊겨 서민들이 고통받고 있다는 목소리도 무시할 수 없는 수준에 도달한 것이 사실이다.

주택건설이 경기와 고용에 미치는 영향이 대단히 크기 때문에 재정경제부 등 경기전반을 책임지고 있는 부처에서는 주택경기를 살리는 방향을 선호하고 있다.

건교부 관계자는 “내년에는 주택거래신고제도, 투기과열지구 등 거래 관련 규제에 대한 손질을 할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장성수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실장은 “정부가 투기억제도 해야 하고 정책 일관성을 유지해야겠지만 시장 움직임을 지켜보면서 정상적인 거래는 이뤄지도록 규제를 운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내년 정부의 주택정책은 집값이 오르지 않는 범위에서 거래에 관련한 규제만 다소 풀어주는 방향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광현 기자 kk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