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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자 아들에 짐되기 싫어서”… 80代 부부 동반자살 기도

입력 | 2004-12-15 17:59:00


‘너희 형제가 도와줘서 이날까지 무사히 편하게 살아왔구나. 이 세상에 효자는 너희 형제 이상은 없다. 아무것도 못 해주고 부모질도 못한 우리는 먼저 간다.’

14일 오후 6시20분경 경기 동두천시 생연동 이모 씨(48) 집에서 이 씨의 어머니 이모 씨(80)가 숨져 있고 아버지(85)가 극약을 마시고 신음 중인 것을 이 씨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아버지 이 씨는 병원으로 옮겨져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둘째아들인 이 씨는 경찰에서 “퇴근해 돌아와 보니 어머니는 머리에 피를 흘리고 목이 졸린 채 숨져 있었고 아버지는 신음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 씨의 방에서는 ‘보약도 해주고 외식하면 육미(고기)로 하고 하루도 마음 상하지 않도록 편하게 해줘 잘 살았다. 두 사람은 아무것도 해주지 못하고 부모질도 못해 아무리 생각해도 네 어머니도 모시고 가야 할 것 같다. 같이 가기로 했으니 섭섭해 하지 마라. 용서해 다오’라는 내용의 유서가 발견됐다. 이와 함께 장례비로 쓰라며 남긴 현금 200만 원도 놓여 있었다.

이 씨 부부는 슬하에 4남1녀를 두고 유복하게 생활해 왔으나 심근경색과 담석증, 노인성 당뇨 등을 앓아 통원치료를 받아왔으며 5년 전부터 둘째아들과 생활해 왔다.

동두천=이동영 기자 arg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