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인의 정치적 논평에서 어느 정도의 수사적 과장은 용인될 수 있지만 믿을 만한 근거 없이 상대 정치인을 비난했다면 명예훼손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민사5부(부장판사 조용호·趙龍鎬)는 주진우(朱鎭旴) 전 한나라당 의원이 2001년 자신을 비판하는 성명을 낸 장전형(張全亨) 전 민주당 부대변인에 대해 제기한 명예훼손에 따른 손해배상소송 항소심에서 ‘장 대변인은 2000만 원을 배상하라’는 원심을 유지했다고 15일 밝혔다.
2001년 서울 동작구 노량진수산시장 인수 입찰에 사조그룹 회장인 주 전 의원과 수협 등이 경쟁하자 한나라당은 부실 악화 등을 이유로 들어 ‘수협의 노량진수산시장 인수를 반대한다’는 보도자료 등을 배포했다.
이에 대해 장 전 부대변인은 같은 해 9월 ‘한 중립적 인사의 제보’라며 “주 전 의원이 노량진수산시장을 인수할 경우 한나라당에 50억 원을 기부키로 약속했으며 이 때문에 한나라당은 주 전 의원을 돕고 있다”는 성명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