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바라볼 뿐…15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농구대잔치 고려대와 상무의 8강전. 고려대 양우섭(왼쪽)이 상무 정훈의 수비를 따돌리고 레이업슛을 하고 있다. 연합
고려대가 우승 후보 상무를 꺾고 농구대잔치 4강에 진출했다.
고려대는 15일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산업은행배 2004 농구대잔치 결선토너먼트 8강전에서 상무를 97-86으로 누르는 이변을 연출했다.
상무는 B조에서 5전 전승을 거두며 1위로 8강에 오른 강호. 반면 고려대는 A조에서 3승2패를 기록하며 4위로 간신히 예선을 통과해 전력상으로는 한 수 아래. 그러나 고려대는 김일두가 35득점의 대활약을 펼치며 대어 낚기에 성공했다. 고려대가 4강에 진출한 것은 2000년 1월 농구대잔치 3위 이후 4년 11개월 만이다.
고려대는 한양대를 99-85로 누른 연세대와 16일 결승 진출을 다툰다.
고려대는 3쿼터 57-51로 앞선 상황에서 김일두의 연속 골밑슛과 배경한의 3점슛 등이 잇달아 터지면서 순식간에 74-54로 달아났다. 쉽게 이길 것 같았던 고려대는 4쿼터 들어 위기를 맞았다. 전면 강압 수비로 맞선 상무의 골밑을 뚫지 못해 종료 2분 30초를 남기고 85-82까지 추격당한 것. 고려대는 이 위기에서 신제록 임휘종의 자유투와 김일두의 골밑슛으로 종료 39초 전 90-86으로 앞섰다.
이어진 고려대 공격에서 상무가 상대선수 몸에 손을 대지 않았는데도 심판이 반칙을 선언했다며 거칠게 항의하는 바람에 경기가 중단됐다. 선수들이 코트를 떠나는가 하면 심판의 몸에 손을 대고 상의를 벗는 등 볼썽사나운 장면이 연출됐다.
이 바람에 고려대는 팀파울, 테크니컬 파울, 디스퀄리파잉 파울로 자유투 6개를 얻어냈고 이 중 5개를 넣은 뒤 김일두가 골밑슛을 추가했다.
한편 건국대는 경희대를 74-67로 누르고 1983년 농구대잔치가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4강에 진출했다. 건국대 김승환 감독은 “5월 초 서울에서 설악산까지 3박 4일간 도보 행군을 하는 등 정신력 강화에 주력한 것이 효과를 봤다”고 말했다.
건국대는 중앙대와 4강전에서 맞붙는다.
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