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관대첩비(北關大捷碑)를 통해 ‘금배지’ 시절에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세상을 보게 됐습니다.”
김경재(金景梓·사진) 전 민주당 의원이 일본 야스쿠니(靖國)신사에 방치돼 있는 북관대첩비의 반환을 위한 범민족추진위원회 결성에 나섰다. 임진왜란 때 의병장 충의공 정문부(鄭文孚) 장군의 공적비인 북관대첩비는 1905년 함경북도 길주에서 일본군이 약탈해간 뒤 100년 동안 서러운 타향살이를 하고 있다.
김 전 의원은 15일 기자와 만나 “9, 10일 이틀간 야스쿠니 신사를 방문했는데 북관대첩비가 큰 바윗돌에 짓눌린 채 외진 곳에 방치돼 있는 것을 보고 얼굴이 화끈거렸다”고 말했다.
올해 4·15총선에서 낙선한 그는 최근 우연한 기회에 북관대첩비 반환이 정문부 장군의 후손인 해주 정씨 종친회의 숙원 사업임을 알게 됐다고 한다.
김 전 의원은 “민족의 혼이 담긴 대첩비를 돌려받는 일은 해당 종친회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남북한 모두의 민족적 과제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 8·15광복절 무렵 북관대첩비를 돌려받기 위해 연고권이 있는 북한 측과 협의하기 위해 조만간 방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의 이런 활동이 한 인터넷 매체에 소개되자 다음과 같은 댓글이 올랐다. “만날 싸움만 하는 금배지들보다 낙선 의원 1명이 훨씬 낫네요.”
부형권 기자 bookum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