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최고경영자(CEO) 10명 중 8명은 2006년 이후에나 경기가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이 가운데 상당수는 앞으로 3년 이상 경기가 살아나지 않을 것으로 관측했다.
이에 따라 내년 투자 규모도 대부분 올해 수준을 넘지 않는 선에서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매출액 기준 상위 100대 상장기업 CEO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해 19일 발표한 '최고경영자 경제전망'에 따르면 CEO의 81%는 경기 회복 시점을 2006년 이후로 예상했다.
세부적으로는 36%가 '앞으로 3년 이상 회복되지 어렵다'고 응답해 가장 많았고, 29%는 '2006년 상반기', 16%는 '2006년 하반기'라고 내다봤다.
내년 경제성장률에 대해서는 조사대상의 절반인 50%가 올해(한국은행 추정 4.7%)보다 낮은 3%대에 그칠 것으로 대답했다.
또 2%대 이하로 전망한 CEO들도 11명이나 돼 전체의 61%가 내년 성장률이 3%대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경기 전망이 비관적인 만큼 투자 확대에도 소극적인 견해를 보였다. 38%는 내년 투자 규모가 '올해와 비슷하다'고 밝혔고, 28%는 '소폭 축소', 11%는 '대폭 축소'라고 말해 77%가 투자를 늘릴 계획이 없는 것으로 집계됐다.
환율 전망과 관련해서는 49%가 '달러당 1000~1049원 선'이라고 응답해 내년 환율이 최근 수준(12월 17일 기준 1060원)보다 더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또 66%는 환율 하락으로 경영에 악영향이 미친다고 밝혔으며 기업에 심각한 타격을 초래하지 않는 한계선은 평균 1085.2원으로 조사됐다.
경제 정책의 최우선 과제로는 53%가 '민간투자 확대를 통한 경기 부양'이라고 답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정부 주도의 성장 드라이브 정책은 17%, 공공투자 확대는 15%, 소득재분배는 8%에 그쳤다.
CEO들은 이밖에 제조업 공동화(空洞化)의 원인에 대해서는 높은 임금과 불안정한 노사관계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내년 물가는 올해(한국은행 추정 3.6%)보다 높은 4%대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고기정기자 ko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