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짱 열풍과 함께 시작했던 한 해. 지난해 말 운동으로 다이어트에 성공한 주부 스타가 탄생했다. 그 영향으로 ‘운동으로 살 빼기’를 새해의 다짐으로 삼은 사람이 많았다.
회사원 허모 씨(38·여)도 1월부터 헬스클럽에 다니기 시작했다. 그러나 5개월이 지나도 별 효과가 없자 운동을 중단했다. 한 달 후, 운동을 시작하기 전보다 몸무게가 더 늘었다. 고민 끝에 다시 회사 근처 요가학원에 등록했다. 허 씨는 “업무에 시달린 몸과 마음의 스트레스를 풀어준다”며 만족스럽게 요가를 계속하고 있다. 몸무게도 조금씩 빠지고 있다.
허 씨는 요가가 운동보다 다이어트에 좋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운동보다 요가가 허 씨에게 어울리는 다이어트 방법이었다고 보는 편이 옳다.
▽운동, 하다가 멈추면 아니함만 못하다=허 씨처럼 운동을 시작했다가 갑자기 중단하면 운동하기 전보다 몸 상태가 더 나빠질 수 있다. 나이에 따라 차이가 나지만 운동의 효과는 3개월 정도만 중단하면 사라진다.
삼성서울병원 스포츠의학실 박원하 교수는 “근육량을 늘리는 웨이트트레이닝을 갑자기 그만두면 근육이 금방 풀어지고 쉽게 살이 찐다”고 경고한다. 운동을 멈춰 열량 소비가 줄어들었지만 식사량을 그만큼 같이 줄이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요즘 대학생들에게는 헬스클럽에 나가 몸매를 가꾸는 것이 입사를 위한 중요한 준비과정처럼 여겨지고 있다. 그러나 정작 입사 후에 운동을 멈춰 금방 배불뚝이가 되는 경우가 많다. 이왕 운동을 시작했다면 눈앞의 목표에만 매달리지 말고 평생 계속하는 것이 좋다.
▽요가, 마음 다스리기부터=요가 전문가인 고려대 스포츠과학연구소 원정혜 수석연구원은 “요가는 운동이라기보다는 수련”이라고 말한다. 원씨도 자신의 마음을 제대로 이해하고 나서야 비로소 운동의 효과를 볼 수 있었다.
원 씨가 이야기하는 요가의 의미는 “자기 마음의 고삐를 잡는 것”이다. 원 씨는 “제 몸과 마음도 다스리지 못하는 자신의 어리석음을 깨달은 순간부터 마음을 조금씩 조절할 수 있게 된다”고 말한다. 마음을 조절하고 스트레스가 적어지면 자연히 살이 빠지기 시작한다.
그렇지만 요가만이 최선은 아니다. 웨이트트레이닝이든 요가든 자신에게 맞는 운동을 재미있게 하면 된다. 어떤 운동을 하느냐보다 중요한 것은 운동을 통해 마음과 생활습관을 가다듬는 것이다.
▽요가의 효과=요가 수련은 ①호흡을 제어하고 ②감각을 제어해 ③마음의 조절을 이루는 단계를 밟는다. 원 씨는 마음을 조절하는 경지를 ‘실천적 해탈’이라고 얘기한다.
요가의 모든 동작은 몸의 유연성을 기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자세를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호흡을 가다듬으면서 마음을 집중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근육과 신경의 긴장을 해소하고 마음을 가라앉히면 건강은 자연히 따라온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복식호흡 어떻게 하나▼
감정이 격해지면 교감신경계에서는 신경전달물질인 아드레날린을 분비한다. 그렇게 되면 근육은 긴장하고 심장박동수는 증가한다. 이런 현상을 의학적으로 ‘스트레스반응’이라고 한다.
이럴 때 심신을 느슨하게 하면 심장박동수가 줄고 불안감이 사라진다. 집중력도 높아진다. 이를 스트레스반응에 대비해 ‘이완반응’이라고 부른다.
요가나 국선도처럼 정신수양을 강조하는 운동은 이완반응을 유도한다. 이완반응을 유도하는 데 가장 좋은 게 바로 복식호흡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가슴호흡을 주로 한다. 그냥 아무 생각하지 않고 숨을 쉬는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하면 호흡이 빨라지고 불규칙해지기 쉽고 공기의 흡입량이 적다. 따라서 의식적으로 숨을 쉬는 연습을 해야 한다. 배를 집어넣고 가슴을 쫙 편 상태에서 숨을 쉬면 대체로 호흡이 깊어진다.
복식호흡을 하면 가슴과 배 사이에 있는 횡경막이 수축과 이완을 반복한다. 이 과정에서 가슴호흡 때보다 더 많은 양의 공기를 폐 깊숙한 곳까지 들여 놓을 수 있다.
복식호흡을 초보자가 금세 따라하기는 쉽지 않다. 인내심을 갖고 오래 수련해야 한다. 초보자의 훈련 요령은 다음과 같다.
먼저 바닥에 등을 대고 편안한 자세로 눕는다. 두 눈을 감고 왼손을 배꼽 바로 아래 단전 부위에 올려놓는다. 오른손은 가슴에 살며시 얹는다. 이제 숨을 쉰다. 1분에 15∼20회 정도의 속도를 유지하면 된다. 배꼽 아래쪽에 의식적으로 신경을 쓰고 미세한 손의 움직임에 주목해야 한다.
숨을 들이쉴 때는 왼손이 먼저 올라가고 난 뒤 오른손이 따라 올라가야 한다. 오른손이 먼저 올라가면 가슴호흡을 하고 있다는 얘기다. 처음에는 쉽지 않지만 2, 3일만 훈련하면 어느 정도 익숙해진다.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요가 따라해 보세요(각각 3,4회 반복한다)▼
○뱀 자세
엎드려 누워 양 손바닥을 겨드랑이 옆에 놓는다. 숨을 길게 들이마시면서 상체를 최대한 뒤로 젖힌다. 시선은 천장을 향한다. 양 뒤꿈치를 붙이고 괄약근을 조인다. 조용히 호흡하다가 숨을 내쉬면서 상체를 내린다.
○활 자세
엎드려 누운 채 무릎을 굽히고 양손을 뒤로 뻗어 양 발목을 잡는다. 긴장을 풀고 호흡을 길게 내쉰다. 숨을 들이마시면서 상체를 위로 젖힌다. 시선은 천장에 둔다. 의식을 아랫배에 집중하며 참았다가 숨을 내쉬며 내려온다.
○앞으로 굽히기
다리를 앞으로 뻗어 양발을 붙이고 앉는다. 숨을 내쉬었다가 깊이 들이마신다. 최대한 참았다가 내쉬며 상체를 숙인다. 엉덩이를 뒤로 빼고 배꼽을 내미는 느낌으로 천천히 내려간다. 최대한 참았다가 숨을 들이마시면서 자세를 푼다.
○비틀기
허리를 세우고 앉는다. 오른쪽 다리를 구부려 왼쪽 엉덩이 아래에 붙인다. 왼발은 오른쪽 무릎 위로 넘기고 왼발바닥이 바닥에 닿게 한다. 왼쪽 어깨를 뒤로 젖히면서 왼쪽 뒤를 바라본다. 호흡을 참는다. 숨을 내쉬면서 괄약근을 강하게 조인다.
○역물구나무서기
바로 누워 양 손바닥을 등 뒤에 받친다. 숨을 들이쉬면서 몸통과 다리를 들어 가능한 한 바닥과 직각이 되도록 거꾸로 선다. 배꼽을 바라보며 복식호흡을 한다. 척추 마디를 하나씩 내려놓는다는 느낌으로 서서히 내려온다.
○고양이 자세
양손과 무릎을 어깨 너비로 벌리고 기어가는 동작을 취한다. 숨을 들이마시면서 고개를 든다. 허리를 최대한 내려 천장을 바라본다. 숨을 내쉬며 배를 본다. 등을 최대한 둥글게 말아 척추가 크게 움직이도록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