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총선(내년 1월 30일)을 한 달여 앞두고 저항세력이 곳곳의 선거관리위원회 사무실을 폭파하는가 하면 선관위 직원들을 살해하는 등 선거무력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 북부지역 송유관이 파괴되고 전직 대통령의 딸과 사위, 미국 정보요원 2명이 살해되는 등 테러가 잇따라 불안한 정국이 계속되고 있다.
▽격렬한 선거 방해=19일 무장괴한 30여 명이 바그다드 중심부 하이파 거리에서 경찰차량을 급습해 차에 타고 있던 선관위 직원 3명을 살해했다.
AK-47 자동소총과 권총으로 무장한 괴한들은 사복 차림을 한 바그다드 지역 선관위 직원들을 차에서 끌어낸 뒤 총을 쏴 살해하고 차량에 불을 질렀다고 목격자들이 전했다. 함께 타고 있던 다른 2명은 도망쳐 위기를 모면했다.
전날에는 바그다드 북부 50km의 수니파 거주지역인 두자일의 선관위 사무실에 박격포탄 5발이 떨어져 2명이 죽고 8명이 부상했다.
또 북부 유전지대인 키르쿠크의 선관위 사무실에도 이날 박격포탄이 떨어져 경비원 1명이 다쳤다. 키르쿠크 남부지역의 한 선관위 사무실도 저항세력의 공격을 받았으나 이라크 보안군이 이들을 격퇴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알 자지라 방송은 특히 두자일은 북부 수니파 유권자들에게 1월 총선에 대한 각종 정보를 전달하고 투표에 앞서 여론조사를 실시하기로 돼 있는 핵심 지역이어서 이라크 저항세력이 본격적으로 선거 방해 활동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계속되는 테러=AFP통신은 18일 압델 살람 아레프 전 이라크 대통령의 딸과 사위가 무장 괴한들에 의해 바그다드 자택에서 13일 살해됐으며 손자 라펠 씨(20)가 납치됐다고 보도했다. 무장 괴한들은 ‘이것이 배반자들에게 남겨진 운명’이란 내용의 성명을 남겼다.
아레프 전 대통령은 1963년부터 66년 타계하기 전까지 대통령을 지냈다.
17일 밤부터 24시간 동안 터키의 제이한 항구로 가는 키르쿠크 송유관에 대한 공격이 5차례 계속됐다. 이라크 석유부 대변인은 “최근 2주 동안 저항세력의 송유관 파괴로 하루 500만 배럴에 달했던 송유량이 하루 200만 배럴 이하로 떨어지는 등 이라크 석유 수출이 큰 차질을 빚고 있다”고 말했다.
19일 이라크 시아파 성지 나자프의 이맘 알리 사원 근처에서 자살 차량 폭탄 테러가 발생해 최소 30명이 숨지고 65명이 부상했다. 사원에는 때마침 장례식에 참석하려는 사람들이 몰려 있었기 때문에 피해 규모가 컸다.
나자프 폭탄 테러 직전에 이라크 남부 카르발라의 버스 정류장에도 자살 차량 폭탄 테러가 일어나 주민 13명이 숨지고 30여 명이 부상했다.
이호갑 기자 gd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