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로 주면 안 돼요? 홍보는 잘 해 드릴게요.”
수입차 업계가 일부 연예인의 몰지각한 횡포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차량 값을 파격적으로 할인해 주거나 아예 공짜로 달라고 요구해 수입차 판매회사들이 애를 먹고 있는 것. 이 때문에 연예인과는 아예 거래를 안 한다는 회사도 나오고 있다.
A 사 관계자는 “인기 절정인 모 연예인이 차를 홍보해 준다기에 6개월간 빌려 주기로 했지만 한 달가량 지난 뒤 그가 군에 입대한다는 기사가 나왔다”며 “하도 어처구니가 없어 연락했더니 매니저가 되레 ‘공익요원으로 군에 갔는데 뭐가 문제냐’며 따졌다”고 전했다.
차를 공짜로 달라는 요구도 많다.
B 사 관계자는 “차를 주면 화보 촬영 등에 적극 이용하겠다며 공짜로 달라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나중에 알아보니 그들은 한 회사만이 아니라 대부분의 수입차 업체에 전화해 공짜로 차를 받을 수 있는지를 타진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수입차 회사는 명확한 대가 없이 차를 특정인에게 무료로 공급하는 행위는 내규 상으로 금지돼 있다. 스타급 연예인이 특정 브랜드의 차량을 선호한다면 홍보에 도움은 되겠지만 해당 차를 실제 몰고 다니는지 파악하기도 어렵고 소비자들에게 이 같은 사실이 제대로 알려질 기회도 많지 않기 때문.
하지만 인기 연예인과 껄끄러운 관계에 놓이게 되면 마케팅에서 여러모로 불리해 질 수 있어 이런 황당한 요구에 즉각 ‘노(No)’라고 하기 어렵다는 게 업계의 고민이다.
고기정 기자 ko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