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가 20일 집단 사퇴 의사를 밝힌 군 검찰관 3명을 전원 보직해임키로 결정함에 따라 이들에 대한 징계 절차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이날 국방부에서 열린 보직해임 심의위원회에서 최모 국방부 검찰단 고등검찰부장 대리(소령)를 비롯한 군 검찰관 3명은 장시간에 걸쳐 집단 사퇴 의사를 밝힌 이유를 적극 소명했다. 이들은 특히 집단 의사표시는 군 통수권자와 수뇌부에 대한 ‘항명’이 아니라 고질적인 군 인사비리를 발본색원하겠다는 의지였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심의위원회는 이들의 집단행동을 군의 지휘체계를 뒤흔든 중대 군기문란 행위로 규정해 보직해임을 최종 확정했다.
통상 보직해임이 결정된 뒤 3개월 이상 새 보직을 받지 못하면 현역 복무 부적합 판정 심사를 거치고 여기서 부적합 판정을 받게 되면 전역해야 한다.
국방부의 한 관계자는 “보직해임이 확정된 만큼 해당 군 검찰관들은 일체의 수사에서 빠지게 되며 조만간 징계심의회가 열릴 것”이라며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할 때 파면이나 강등, 정직 등 중징계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국방부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열린우리당 간사인 최재천(崔載千) 의원에게 국방부 검찰단의 육군 진급인사 비리의혹 수사 상황을 보고한 것을 놓고 여야 간 갈등이 일고 있다. 최 의원은 19일 “군 검찰의 사건 내사시점부터 현재까지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수시로 비공식적인 보고를 받았다. 국방부 법무관리관에게서도 보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한나라당 김형오(金炯旿) 사무총장은 20일 상임운영위원회의에서 “열린우리당 법사위 간사인 최 의원이 보고를 받은 것 때문에 여당과 군 검찰 사이에 어떤 교감이 있지 않았나 하는 의혹을 떨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최 의원은 사전보고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자 20일 “군 검찰이 6일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하기 전 국방부가 ‘법사위 한나라당 간사인 장윤석(張倫碩) 의원이 중간 수사결과의 발표 내용을 사전에 알려 달라고 해 공평하게 여당에도 설명하겠다’는 연락을 해 왔다”고 해명했다. 그는 “국방부 법무관리관에게 중간 수사결과를 보고받았을 뿐이며, 군 검찰은 물론 국방부로부터도 비공식 보고는 전혀 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국방부 고위 관계자도 “최 의원에게 보고한 것은 장 의원의 보고 요청에 따라 형평성을 맞추기 위한 것이었다”며 “장 의원에게는 대면(對面)보고 대신 자료만 넘겨줬다”고 설명했다.
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