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 전 한국축구대표팀 수석코치(49·사진)가 친정인 전남 드곤즈 사령탑을 맡아 7년 만에 프로에 복귀했다.
전남은 21일 구단 프런트와의 갈등으로 1년도 채우지 못하고 떠난 이장수 감독의 후임으로 허 전 코치를 선임했다. 허 신임 감독은 1993∼95년 포항제철 아톰즈 감독을 거친 뒤 1996년 6월부터 1998년까지 전남 감독을 맡아 FA(축구협회)컵 우승과 정규리그 2위의 성적을 올렸다. 허 감독은 국내 사상 처음으로 프로에서만 세 번째 지휘봉을 잡게 됐다.
허 감독은 네덜란드 아인트호벤 필립스 시절을 포함해 17년간 선수생활을 했고 프로 사령탑을 거쳐 1998년부터 국가대표팀 및 시드니 올림픽 대표팀 사령탑을 지냈다. 그는 올 7월 ‘본프레레호’에 합류했다가 한국이 2006 독일 월드컵 최종 예선에 진출하자 “내 할 일은 다 했다”며 지난달 25일 대표팀 수석코치직을 전격 사임했다.
전남은 박항서 포항 스틸러스 코치와 포르투갈 출신의 외국인 감독 등 3명을 놓고 저울질하다 지역정서 및 팬 마케팅 차원에서 전남 진도 출신인 허 감독을 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허 감독은 “목표는 우승이다. 빠른 공수 연결과 공격적인 플레이로 팬들을 즐겁게 하는 축구를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전남에 복귀함에 따라 1980년대 유럽을 누비던 스타플레이어 출신인 차범근 수원 삼성 감독과 허 감독의 ‘신라이벌전’이 팬들의 주목을 받게 됐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