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위원회(위원장 노성대·盧成大)는 올해 말 전파사용 허가기간이 만료되는 경인방송(iTV)에 대해 재허가 추천 거부를 21일 의결했다. 이에 따라 경인방송은 내년 1월 1일부터 TV 방송을 할 수 없게 된다.
방송위의 재허가 추천 거부는 재허가 제도가 2000년에 도입된 뒤 처음이며 1980년 언론통폐합 이후 방송사가 처음으로 문을 닫는 사태도 예상된다.
방송위는 이날 경인방송은 ‘사업 수행을 위한 재정적 능력 부족’, ‘방송 수익 사회 환원 불이행’ 등으로 정상적 경영과 방송 제작이 불가능한 상태여서 재허가 추천을 거부한다고 밝혔다.
방송위는 자본 잠식 상태인 경인방송에 재허가 추천 조건으로 증자를 요구했으나 2대 주주인 대한제당이 응하지 않는 등 재무구조 개선에 대한 진전이 없었으며 외부자금 유치도 실현 가능성이 없다고 밝혔다. 경인방송은 2003년 말 기준으로 부채가 878억 원으로 총자산 811억 원을 67억 원 넘어섰다.
방송위는 또 경인방송이 방송 허가 당시 약속한 사회 환원 계획 중 10억 원만 출연한 것도 추천 거부의 사유라고 밝혔다.
경인방송은 재허가 추천 심사 과정에서 노조의 파업과 사측의 직장 폐쇄가 이어지면서 주주들의 증자를 유치하지 못했다.
한편 경인방송의 FM 라디오는 허가만료기한이 2005년 말이어서 당분간 방송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