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정보 차르(황제)?’
아시안 월스트리트 저널(AWSJ)은 22일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신설한 국가정보국장(The Director of National Intelligence)의 후보군을 소개하면서 이런 제목을 달았다. 신설 국가정보국장은 15개 미국 정보부처의 예산을 배정하고 감독하는 막강한 자리.
AWSJ는 일단 유력한 후보로 리 해밀턴 9·11조사위원회 부위원장, 포터 고스 중앙정보국(CIA) 국장, 토미 프랭크스 전 중부군사령관, 제임스 로이 국토안보부 부장관을 꼽았다. 해밀턴 부위원장은 하원 국제관계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민주당 인사로 부시 대통령의 초당파적 국정운영 의지를 보여줄 수 있는 카드. 그러나 그는 정보 부서를 통제하는 데 필요한 투사(infighter)로서의 자질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정보 업무의 특성상 고스 국장이 적임자라는 얘기도 있다. 고스 국장은 최근 자신이 국가정보 업무 쪽으로 옮겨갈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직 정보관리들이 전하기도 했다.
로이 부장관은 20일 국토안보부 부장관직에서 물러난다고 발표했지만, 행정부를 완전히 떠난다는 것인지 아니면 다른 자리로 간다는 뜻인지 불확실하다.
400억 달러(약 42조1200억 원)에 이르는 미 국가정보예산의 80%를 국방부가 사용하는 현실을 감안하면 군 경력이 주요 고려 요인이 될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프랭크스 전 중부군사령관도 유력하다. 그러나 그는 정보관련 업무를 해본 일이 없다는 약점을 안고 있다.
리처드 아미티지 국무부 부장관이 군과 정보, 행정직을 두루 거쳤기 때문에 적임자라는 얘기도 있지만 그는 행정부를 떠나겠다는 입장이다.
김영식 기자 spea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