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돗물 정수 과정에서 이물질을 흡착해 걸러내는 활성탄의 납품 과정에 비리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부장 성시웅·成始雄)는 10월부터 수도권과 지방 15개 수돗물 정수장에 공급되는 활성탄을 조사한 결과 서울 광암정수장 등 7개 정수장에 규격 미달의 활성탄이 사용된 것으로 드러났다고 22일 밝혔다.
검찰은 올해 2∼11월 규격 미달의 중국산 활성탄에다 정상 제품을 혼합해 제조한 활성탄을 일부 정수장에 납품해 4억8000여만 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삼천리활성탄소 사장 김모 씨(65)를 이날 구속기소했다.
검찰은 또 9월 정수장 공무원들이 활성탄이 들어 있는 포대의 상층부에서만 시료를 채취하는 점을 악용해 상층부 10cm가량만 정상 제품을 채우고 그 밑에는 규격 미달의 활성탄을 채워 납품한 혐의로 한일그린텍 대표 김모 씨(46)를 구속기소했다.
검찰은 규격 미달 제품을 적합한 것처럼 허위 시험성적서를 발급한 혐의로 임 씨를 구속기소하고 당국에 신고하지 않고 중국산 활성탄을 수입한 수입업자 5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성 부장은 “이번에 적발된 규격 미달의 활성탄은 요오드 흡착력이 떨어지고 흙냄새를 걸러내지 못해 물맛이 떨어진다”며 “그러나 중금속 흡착에는 문제가 없어 인체에는 해롭지 않다”고 말했다.
황진영 기자 bud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