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경주시가 관광도시의 특성을 감안해 하수처리시설과 분뇨처리장 등에 도입한 독특한 악취제거 시스템이 좋은 효과를 거둬 전국 자치단체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22일 경주시 수질환경사업소에 따르면 서울의 ㈜한미엔텍에 의뢰해 사업비 10억 원을 들여 하수종말처리장과 분뇨처리장에 올해 1월 착공한 특수 악취처리 시설이 7월 완공됐다.
이 시설이 가동된 이후 분뇨처리장 등에서 냄새가 전혀 나지 않아 인근 주민들의 항의와 민원이 사라졌으며 9월부터 현재까지 서울과 인천, 부산, 울산, 전북 등지에서 관련 공무원들이 잇따라 견학을 오고 문의전화가 쇄도하고 있다.
이는 내년 2월부터 ‘악취방지법’이 시행돼 대도시를 비롯한 자치단체 등이 악취 제거에 종전보다 더욱 신경을 쏟아야 하기 때문.
이 악취처리 시설은 배양조에서 증식된 토양미생물인 바실루스균을 분뇨 투입부와 축산폐수 유입부 등 악취가 많이 발생하는 곳에 보내 이 균이 냄새의 주원인인 암모니아 가스를 분해해 제거토록 하는 것.
경주시 수질환경사업소 박용환(朴龍煥) 기술담당은 “이 균을 악취 제거용으로 활용한 시설은 전국에서 처음”이라며 “분뇨처리장 등이 악취 때문에 혐오시설로 인식돼 왔는데 이 시스템을 활용하면 집단민원을 막고 주민 삶의 질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성진 기자 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