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지질연구소는 26일 “이번 인도네시아 해안 지진(리히터 규모 8.9)은 1900년 이후 전 세계에서 발생한 지진 가운데 다섯 번째로 강력했다”고 밝혔다.
이번 지진은 진앙에서 2000km 떨어진 태국 방콕의 건물이 흔들리고 스리랑카에 10m 높이의 해일을 초래할 정도로 강력했다.
지금까지 관측된 가장 강력한 지진은 1960년 5월 22일 칠레에서 발생했다. 거대한 해일을 동반한 리히터 규모 9.5의 지진이 칠레 수도 산티아고를 덮쳐 5000여 명이 사망하고 200만 명 이상이 집을 잃었다.
두 번째는 1964년 3월 28일 알래스카 인근 해안에서 발생한 리히터 규모 9.2의 지진. 해일이 일어나 125명이 숨지고 3110억 달러(약 326조5000억 원)의 재산피해를 냈다.
앞서 1957년 3월 9일 세 번째로 강력했던 리히터 규모 9.1의 지진도 알래스카에서 일어났다. 15m가 넘는 해일이 발생해 하와이와 서사모아까지 영향을 미쳤다.
네 번째는 1952년 11월 4일 리히터 규모 9.0의 지진으로 러시아에서 발생했다. 높은 해일을 동반했지만 육지에서 멀리 떨어진 바다에서 발생해 인명 피해는 없었다.
역대 지진 리스트를 보면 ‘지진의 강도와 인명 피해는 비례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진의 피해 규모는 지진의 뿌리인 진원이 ‘도심 가까이냐, 바다냐’에 따라 판이하게 달라진다.
1995년 1월 17일 일본 고베(神戶)에서 일어난 지진은 리히터 규모 7.3으로 세계 5대 지진에 비하면 작은 편이었지만 진앙이 고베 시내에 있었고 시민들이 깊이 잠든 새벽이어서 사망자가 6400명을 넘었다.
박형준 기자 love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