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렵한 자세로 설원을 미끄러져 내려가고 있는 스노보드 마니아 이태식씨. 사진 제공 이태식씨
경기 고양시 일산구에서 건설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이태식 씨(38)에겐 1993년 얻은 자식이 둘 있다.
그해 태어난 아들 광기 군(11)이 첫째이고, 그때부터 스키 대신 배운 스노보드가 둘째. 두 가지 선물을 한꺼번에 받았으니 1993년은 그에게 잊을 수 없는 해인 셈이다.
○이번 대회 16강 목표… 11세 아들은 주니어 대표
이 씨는 스노보드인들 사이에서 유명한 마니아. 11년째 스노보드의 매력에 빠져 있는 그는 지난해 현대성우리조트에서 열린 스노보드대회에서 우승하는 등 화려한 수상경력을 지닌 아마추어 고수다.
그뿐이 아니다. 광기 군은 문화관광부에서 꿈나무로 뽑힌 한국 스노보드의 차세대 선두주자. 아버지를 따라 스노보드를 익힌 광기 군은 현재 주니어국가대표로 활약하고 있으며 지난해 국내에서 열린 스노보드대회 초등부를 휩쓸다시피 했다. 회전과 대회전, 보드크로스 등 스피드를 겨루는 종목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다고.
이 씨는 아들을 해마다 외국으로 전지훈련까지 보낸다. 그는 내년 1월 6일 강원 용평스키장 메가그린 슬로프에서 펼쳐지는 제1회 KTF컵 전국 스노보드선수권대회(동아일보사 주최, KTF 협찬)를 손꼽아 기다린다.
○오전엔 스키장서 강습-오후엔 회사 운영
국내에선 처음으로 100여 명의 엘리트 선수와 200명의 아마추어 고수들이 같은 코스에서 함께 실력을 겨루는 이 대회에서 이 씨는 16강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15세 이상만 참가할 수 있기 때문에 아들과 같이 나가지 못해 아쉽다는 이 씨는 “선수들을 꺾는 게 쉽지 않겠지만 내 실력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인다.
오전엔 경기 포천시 베어스타운에서 스노보드 강습을 하고 오후엔 사업체 업무를 보며 바쁘게 살고 있는 그는 “스노보드는 적극적이고 진취적인 사고를 길러줄 수 있는 좋은 운동”이라며 스노보드 예찬론을 폈다.
김상수 기자 s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