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터키 지진 참사 때의 국제적 망신을 되풀이하려는 거냐.”
정부가 27일 지진과 해일 피해를 본 동남아 6개국 중 인도 인도네시아 스리랑카에 각 15만 달러(약 1억5600만 원), 태국 말레이시아 몰디브에 각 5만 달러(약 5200만 원)를 지원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하자 정부 안팎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6·25전쟁 참전국인 터키가 지진 참사를 당했을 때 7만 달러(당시 환율로 약 8500만 원)를 지원했다가 “너무 인색하다”는 지적을 받았던 것처럼 이번에도 지원금이 너무 적다는 게 이유다.
아시아 지역 공관에 근무하는 한 외교관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솔직히 정부의 지원금 규모를 전해 듣고 창피해서 얼굴이 화끈거렸다”며 “5000만 원은 개인에게는 큰돈이지만 국내총생산(GDP) 세계 11위라는 한국의 국가 이미지에는 맞지 않는 터무니없는 액수”라고 말했다. 정부의 한 관계자도 “1999년 터키 지진 때 일본은 한국의 20배인 140만 달러를 지원했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28일 이런 지적을 의식한 듯 이번 사태와 관련해 ‘제1차 정부합동대책회의’를 열고 “내년 예산에서 140만 달러(약 14억5600만 원)를 추가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정부 지원금은 모두 200만 달러가 됐지만 “언제까지 ‘뒷북’만 칠 것이냐”는 비판을 면하기는 어렵게 됐다.
부형권 기자 bookum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