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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대재앙]“이재민 500여만명 생사기로”

입력 | 2004-12-30 18:25:00


영국 런던 북동쪽의 작은 마을 해필드 브로드 오크 주민들은 29일 입지 않는 옷을 꺼내들고 마을 광장으로 모여들었다. 지진해일 피해를 본 아시아 국가에 작은 도움이라도 보태겠다는 것. 덕분에 영국 민간 구호기관들은 단일 사건으로는 사상 최대 규모인 3800만 달러의 구호금을 모았다. 미국 정부의 구호자금 3500만 달러보다 많다.

싱가포르의 한 택시회사는 택시 300여 대에 모금함을 설치했다.

영국 일간 헤럴드는 “그러나 집을 잃은 500만 명이 여전히 식량과 거처 마련을 위해 사투 중”이라고 보도했다.

▽거금에서 쌈짓돈까지=홍콩 배우 청룽(成龍)은 50만 홍콩달러(약 7000만 원)를 유엔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에 쾌척했다. 홍콩의 부동산 재벌 리카싱(李嘉誠) 씨는 2400만 홍콩달러(약 34억 원)를 기부했다. 일본 경제인단체인 경단련도 모금을 시작했고, 미국적십자사는 지금까지 개인과 기업으로부터 1800만 달러(약 190억 원)의 구호자금이 모였다고 밝혔다.

독일 요슈카 피셔 외무장관은 29일 “새해 불꽃놀이 비용을 아껴 구호자금에 보태 달라”고 국민에게 호소했다. 독일인들은 매년 불꽃놀이 비용으로 1억 유로(약 1400억 원)가량을 쓴다.

이탈리아인들은 이미 모금을 통해 560만 유로를 모았다. 덴마크적십자사는 모금을 시작한 지 하루 만에 330만 크로네(약 7억 원)를 모았다. 대변인은 “이만큼 신속하게 큰돈이 모이기는 사상 처음”이라고 밝혔다.

돈만이 아니다. 호주의 퀀태스 항공은 스리랑카로 떠나는 자원봉사 의사들에게 무료 비행 서비스를 하기 시작했다.

▽채무 상환 유예=미국 워싱턴 국제통화기금(IMF) 본부의 한 관계자는 29일 필요하다면 인도네시아의 채무 상환을 재조정하는 방안을 강구 중이라고 밝혔다. 인도네시아는 IMF 자금 98억 달러를 쓰고 있으며 이 중 15억 달러를 내년에 상환해야 한다. 세계은행은 피해국들의 기존 차관을 피해복구 자금으로 돌리는 방안을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채권국 모임인 파리클럽도 내년 1월 12일 프랑스 파리에서 모임을 갖고 지진 피해국의 부채 문제를 다룰 예정이라고 관련 소식통이 전했다.

파리=금동근 특파원 gol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