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와의 전쟁에서 이기려면 지진해일(쓰나미) 참사를 당한 남아시아 이슬람 국가 국민의 마음을 잡아라.”
강진과 쓰나미로 최악의 참사가 빚어진 남아시아 및 동남아시아 지역의 피해 복구와 지원을 ‘테러와의 전쟁’이란 관점에서도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이 미국에서 나왔다.
테러 전문가들은 우선 인구 2억3000만 명의 약 90%가 이슬람교도인 세계 최대 이슬람 국가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피해 지역에 이슬람 저항세력이 상당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이슬람 저항세력이 네트워크를 동원해 이번 참사로 부모와 일자리를 잃은 청소년들에게 접근, 차세대 테러리스트 요원으로 충원하려 할 것이라는 것이다. ‘민주주의와 사회안전망이 취약한 국가가 테러를 키운다’는 ‘취약국가론’이다.
특히 최대 피해지역의 하나인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섬의 아체 주는 이슬람 분리주의 단체들이 수년 동안 정부를 상대로 전투를 벌여왔다. 일부 저항세력들은 국제 테러조직 알 카에다와도 연계돼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발리 나이트클럽 폭탄 테러와 9·11 테러를 위한 중요한 사전 모의들이 이 지역에서 있었다.
테러 전문가들은 미국이 구호와 지원에 소극적이라는 인식이 미국과 이 지역 동맹국들에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그런 인식을 불식시키기 위해 미국은 이슬람 경전인 코란까지 보낼 수 있다는 각오로 적극적인 마셜 플랜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워싱턴=권순택 특파원maypo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