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유년 새해 첫날. 한 해를 보람차게 시작하고픈 마음에 일출을 보러 가족과 함께 남한산성을 찾았다. 추위를 이겨가며 한 걸음 한 걸음 산길을 따라 올라갔다. 그런데 수어장대에 다다랐을 때쯤 어디에선가 꽹과리 치는 요란한 소리가 들려왔다. 새해 아침부터 무슨 일인가 싶어 가까이 다가가보니 몇몇 사람이 모여 ‘국가보안법 철폐’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이고 있었다. 해돋이를 보기 위해 아침 일찍 산을 찾았는데 난데없는 산중 시위에 기분이 상했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 무분별한 시위는 다른 사람의 마음을 불편하게 만들 뿐이다. 타인에 대한 배려가 아쉬운 하루였다.
공희연 대학생·서울 송파구 방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