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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 2005 이 선수]박주영 “세계4강 찍고 성인대표 골인”

입력 | 2005-01-02 17:59:00

한국 축구의 ‘차세대 골잡이’로 떠오른 박주영. 새해 벽두 청소년대표팀의 일원으로 카타르 8개국 대회에 출전하는 그는 “현재에 만족하면 절대로 성공하지 못한다”며 “2006독일월드컵 출전을 목표로 더욱 정진하겠다”고 다짐했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을유년 새해 가장 높이 날 선수는 누구일까. 하루가 다르게 쑥쑥 크고 있는 꿈나무들이 대견스럽다. 부상을 털고 오뚝이처럼 일어선 ‘잊혀진 스타’, 정상 문턱에서 주저앉았다 다시 도전하는 선수들의 다짐은 뜨겁다. 새해 힘찬 비상을 준비하고 있는 스타들을 10회에 걸쳐 소개한다.》

“이젠 다시 축구에만 전념해야 할 때입니다. 지켜봐 주세요.”

한국 축구의 ‘차세대 킬러’ 박주영(20·고려대)은 지난해 말부터 휴대전화를 받지 않는다. 부모와 에이전트 그리고 꼭 필요한 몇 사람의 번호가 찍힐 때만 통화 버튼을 누른다. 외부와의 접촉을 끊고 축구에 매진하겠다는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다.

박주영에게 2004년은 많은 것을 경험한 한 해였다. 10월 끝난 2004 아시아청소년(19세 이하)축구선수권대회에서 한국의 우승과 득점왕, 최우수선수(MVP) 등 ‘트리플 크라운’을 거머쥐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그의 에이전트인 이동엽 스포츠하우스 부장은 “갑작스러운 관심에 주영이가 몸 둘 바를 몰라 했다”고 말했다. 그만큼 ‘심적 부담’이 컸다는 얘기. 냉엄한 승부의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맺고 끊는 게 분명해야 했는데 그렇지 못했던 것. 박주영은 “현재에 만족하면 절대 성공하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라며 입술을 깨물었다.

박주영은 새해에 할 일이 많다. 먼저 6월 10일 네덜란드에서 개막하는 세계청소년(20세 이하)선수권대회에서 1983년 멕시코대회 이후 22년 만의 ‘4강 신화’ 재현을 위해 몸을 던져야 한다. 청소년선수권에서 무르익은 기량을 선보인 뒤엔 성인대표팀에 합류해 2006 독일 월드컵에 출전하는 게 목표. “아직 덜 여물었다. 성인대표팀에선 살아남기 힘들다”는 요하네스 본프레레 월드컵대표팀 감독의 평가를 실력으로 뒤집겠다는 각오.

박주영은 3일 경남 남해에서 소집되는 청소년대표팀 훈련에 참가한다. 11일엔 카타르로 출국해 14일부터 26일까지 열리는 카타르 8개국 대회에 출전한다. 29일과 2월 1일엔 시리아 청소년대표팀과 친선경기를 가지며 2월 3일부터 9일까지 스페인에서 전지훈련을 마친 뒤 귀국하는 힘든 일정이 기다리고 있다.

“말보다 직접 보여 드리겠습니다. 저와의 약속을 지키는 게 팬들을 기쁘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폭넓은 시야에 탁월한 드리블, 슈팅력 등 골잡이로서 3박자를 모두 갖춘 ‘타고난 킬러’. 고교 은사인 변병주 청구고 감독이 “IQ가 150인 말없는 천재”라고 자랑하는 박주영. 그가 을유년 새해를 맞아 화려한 비상을 준비하고 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박주영은 누구

△생년월일=1985년 7월 10일

△신체조건=182cm, 70kg

△포지션=포워드

△출신학교=대구 반야월초-청구중·고-고려대(1년 재학 중)

△축구 시작=반야월초 4년 때

△주요 기록=2004아시아청소년(19세 이하)선수권 득점왕(7골) 및 MVP, 2004아시아축구연맹(AFC) 선정 ‘올해의 청소년선수’, 2004대학축구대회 득점왕(10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