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록달록 예쁘게 물들었던 단풍잎들도 겨울의 찬바람은 이기지 못했다. 앙상한 가지만 남은 나무들. 우리들은 꽁꽁 언 손발을 호호 불며 이 계절이 얼른 지나가기를 바란다. 모두에게 겨울은 이렇게 매서운 계절이다.
하지만 겨울은 내일을 준비하는 아름다운 계절이기도 하다. 앙상해 보이는 나뭇가지에는 꽃눈들이 앙증맞게 봄을 기다리고 있다. 봄이 오면 그 꽃눈들이 저마다의 꽃을 피울 것이다. 지금의 나 역시 내일을 준비하는 작은 꽃눈이리라. 벌써 대학 생활 2년이 훌쩍 지나가 버렸다. 보다 크고 예쁜 꽃눈을 만들지 못한 아쉬움이 크다.
나의 꽃눈을 키우기 위해, 2005년 새해에는 마음을 활짝 열어 모든 것을 담아볼 생각이다. 마치 우리 학교 캠퍼스처럼 열린 자세로…. 우리 학교에는 담이 없다. 담이 허물어진 자리에는 잔디가 깔리고 꽃과 나무가 심어졌다.
학교와 외부를 구분하는 경계선이 없으니 시멘트 블록 담에 둘러싸여 있는 학교에서는 볼 수 없는 다양한 풍경이 있다. 캠퍼스가 지역 주민들의 쉼터 역할을 하고, 아이들의 놀이터가 되기도 한다. 일방적인 유입(流入)만 있는 게 아니다. 나의 경우도 부지불식간에 캠퍼스 바깥을 지향한다. 더 많은 것을 보고 배우며, 생각을 교정하기도 한다. 개방된 캠퍼스에서 이뤄지는 외부와의 자연스러운 의사소통이 내 의식도 개방형으로 바꾸고 있는 셈이다.
어디 캠퍼스뿐일까. 담을 허물면 우리 사회도 서로를 이해하는 개방형 사회로 바뀔 수 있을 것이다. 적어도 2년 후 내가 캠퍼스를 떠나 진입할 사회는 그런 모습이었으면 좋겠다.
신은미 중앙대 신문방송학과 2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