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에게서 성 구매를 한 혐의로 기소됐다가 무죄 판결을 받은 회사원이 검찰의 무리한 수사와 관련해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민사)을 냈지만 법원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무죄 판결(형사)로 누명은 벗었지만 잘못된 수사와 기소에 대한 국가(검사)의 책임은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서울고법 민사23부(부장판사 김경종·金敬鍾)는 금융기관에 다니던 김모 씨와 가족이 “수사기관의 불법수사 등으로 피해를 보았다”며 국가를 상대로 낸 7000만 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지난해 12월 22일 원고패소 판결했다고 5일 밝혔다.
김 씨는 2001년 7월 미성년자 H 양(당시 15세)과 인터넷 채팅으로 만나 10만 원을 주고 성매매를 한 혐의로 긴급 체포됐다. 김 씨는 재판 과정에서 H 양과 아들이 친구 사이이고, 이들이 통화한 사실이 밝혀져 무죄 판결을 받았다.
재판부는 ‘형사재판에서 무죄 판결이 확정됐다고 해서 검사의 구속이나 공소제기가 위법하다고 할 수 없으며 검찰 수사가 도저히 합리적이라고 볼 수 없는 경우에만 국가 책임을 인정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례를 근거로 들었다.
조용우 기자 woogij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