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마비 장애, 가난, 검정고시 출신. 한 가지도 아닌 여러 어려움을 이겨내고 삼성그룹 내에서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상을 받은 공장장이 있어 화제다.
주인공은 7일 ‘자랑스러운 삼성인상’을 수상한 삼성전자 서남아총괄 인도법인의 유영복(劉泳福·51·사진) 공장장. 부장급인 그는 현지 회사를 인도 내 최고기업으로 일궈낸 일등공신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유 부장은 2세 때 소아마비에 걸려 다리를 저는 장애인이다. 중학교 2학년 때는 집안 형편이 어려워져 학업을 중단해야 했다. 청계천 다리 밑의 한 상점에서 일하다가 20세가 넘어서야 검정고시로 중고등학교 과정을 마쳤다. 이후 인천대 전자통신공학과를 나와 1978년 삼성전자에 생산직으로 입사했다.
인도공장 제조총괄 책임자로 발령받은 것은 1995년. 한여름 45도를 웃도는 더위에서 시설은 열악했고 근로 의욕은 형편없었다.
자랑스러운 삼성인상 시상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왼쪽에서 두 번째)이 7일 서울 중구 순화동 호암아트홀에서 열린 ‘자랑스러운 삼성인상’ 시상식에서 수상자들과 악수를 하고 있다. 김미옥 기자
유 부장은 “인도에서 제일 못 하는 것을 잘하게 하면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그렇게 나온 모토가 클린(clean), 스피드(speed), 액션(action)의 세 가지였다.
그 결과 10%에 달하던 결근율은 1% 밑으로 떨어졌다. 세계 최초로 1인당 하루 가전제품 생산대수가 100대를 넘어섰고 인도 전국 품질관리 대회에서는 일본 혼다, 소니 등 300여 개 기업을 제치고 6연패를 했다. 2002년에는 세계 품질대회에 인도 대표로 나가 우승했다.
‘자랑스러운 삼성인상’을 받으면 1직급 특별승진과 함께 5000만 원의 상금을 받는다. 한편 이번에 이 상을 받은 사람은 유 부장을 포함해 모두 10명. 수상자는 유 부장 외에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박주하 부장 △〃 메모리사업부 이웅무 부장 △〃 반도체연구소 김경태 상무 △〃무선사업부 김헌배 상무보 △〃무선사업부 이민혁 책임 △삼성SDI 기술지원본부 김후득 차장 △삼성토탈 원료기술팀 김현철 차장 △삼성코닝 박태호 차장 △삼성물산 이치노헤 히데오 고문 등이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