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I 촬영 모습. 뇌중풍이나 뇌경색 등 뇌 질환 조기진단에는 주로 MRI가 쓰인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금년부터 대부분의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에 건강보험이 적용됐다. 환자 부담은 예전의 4분의 1 수준. 단 디스크 등 척추 질환과 근골격계 질환은 제외됐다.
‘컴퓨터단층촬영(CT)보다 상세하다’는 것이 MRI에 대한 보편적인 생각이다. 그렇다면 이제 MRI 부담금이 인하됐으니 모든 검사에 CT보다는 MRI를 쓰는 것이 유리할까? 그러나 보험을 적용해도 MRI 검사의 환자 부담금은 CT 검사보다 2배 정도 비싸다.
폐암, 소화기관 종양, 간암 등 가슴과 배에 병이 있는지를 검사하는 데는 CT로 충분하다. 췌장이나 신장 질환 검사도 마찬가지. 병의 유무가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서 무턱대고 값비싼 MRI부터 쓰는 것은 비경제적이다.
촬영 시간도 CT는 10∼20분으로 짧다. 반면 MRI 촬영은 보통 30분에서 1시간 이상이 걸린다. 응급환자의 신체 내부 손상을 서둘러 파악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CT가 최선의 검사장비다.
CT는 X선 촬영 정보를 컴퓨터로 재구성해 선명한 가로 단면 영상을 보여준다. CT 영상에서 신체 조직은 공기, 지방, 물, 뼈의 4가지로 구분돼 나타난다. 세밀한 관찰이 어렵고 가로방향 단면 촬영만 가능하다는 한계가 있다. 최근 신기술이 개발돼 심장 등 운동하는 장기의 정밀 진단에도 많이 쓰인다.
MRI는 지구 자기장보다 5만 배 이상 강력한 자력으로 생체의 수소 함유량을 분석해 영상으로 구현한다. X선과 무관하므로 방사선 노출 위험이 없다.
MRI의 장점은 필요한 단면 각도를 자유롭게 조절해 촬영할 수 있다는 것. 또 조직 간 대조도가 높아 CT보다 미세한 관찰이 가능하다. 뇌출혈, 뇌경색, 뇌종양 등 모든 뇌 질환, 디스크나 퇴행성 척추질환 진단에는 MRI 촬영이 필수적이다.
또 무릎, 어깨, 발목, 팔꿈치 등 CT 검사로 알기 어려운 관절의 이상 유무나 근육, 인대, 골수염 판정에도 유리하다. 갈수록 촬영 시간이 짧아져 심장과 간암 진단에도 사용되고 있다. (도움말=세브란스병원 진단방사선과 최병욱 교수, 삼성서울병원 영상의학과 변홍식 교수)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