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조지 W 부시 2기 행정부의 동아시아 외교팀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7일 백악관을 나서면서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 지명자와 로버트 졸릭 국무부 부장관 지명자(미 무역대표부 대표)가 강력하고 능력 있는 외교팀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또 행정부 내 네오콘(신보수주의) 인맥의 핵심인 폴 울포위츠 국방부 부장관은 8일 대변인 성명을 통해 “유임 요청을 수락했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이라크전쟁 책임론에 휩싸였던 국방부는 도널드 럼즈펠드-울포위츠 현 체제를 유지하게 됐다.
역시 네오콘인 존 볼턴 국무부 군축담당 차관은 민간 분야 또는 딕 체니 부통령실로의 수평이동이 점쳐진다.
6자회담 미국 수석대표를 맡는 등 한반도를 포함해 동북아 정책을 총괄하는 국무부 동아태차관보 자리에는 지난해 7월 한국에 부임한 크리스토퍼 힐 주한 미대사가 거론된다.
8일자 일본 아사히신문은 워싱턴발 기사에서 그의 내정을 기정사실화했다. 그러나 일부 워싱턴 소식통은 “최근 주요 후보로 거론되고 있지만, 최종 확정 여부는 좀 더 기다려봐야 한다”고 말했다.
힐 대사의 워싱턴 복귀가 확정된다면 이는 그가 서울 부임 후 5개월 동안 보여준 적극성과 조정력이 평가된 것으로 풀이된다. 에드윈 풀러 헤리티지 재단 이사장이 “국무부의 슈퍼스타”라고 말할 정도로 역량을 인정받아 온 힐 대사는 1980년 이후 주한대사에서 바로 외교직으로 복귀하는 첫 사례가 된다. ‘라이스 장관-졸릭 부장관-조지프 차관-힐 차관보 라인’이 이뤄지면 미국의 힘을 바탕으로 하는 전통적 보수적 안보관에 실용주의적 접근자세를 합한 성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김승련 특파원 srkim@donga.com
도쿄=조헌주 특파원 hans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