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을 운영하는 남편을 도와 매일 강의가 끝난 뒤 강의실 정리를 하곤 한다. 뒷정리를 하다 보면 책상과 의자 밑에 학생들이 두고 간 각종 필기구와 지우개 등이 적지 않다. 일주일 모으면 수북이 쌓인다. 상당수는 버리기엔 아까운 멀쩡한 것들이다. 형형색색의 다양한 학용품을 보면 입이 딱 벌어지곤 한다. 안타까운 마음에 주인을 찾아주려고 습득물 보관함을 만들었지만 이를 찾아가는 경우는 거의 없다. 학생들의 필통에 새 학용품들만 자리를 잡고 있는 것을 보면 씁쓸하다. 몽당연필을 볼펜대에 꽂아 사용하던 모습은 요즘 아이들에겐 거리가 먼, 구세대의 추억이 된 듯하다. 물건을 아까워하지 않고, 잃어버린 것을 챙기지 않은 이런 태도가 아이들에게 잘못된 경제관념을 심어 주지는 않을지 걱정스럽다.
신수경 주부·광주 남구 진월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