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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희암의 버저비터]성적 다투듯 자선도 다투자

입력 | 2005-01-10 17:35:00


프로 원년이던 97시즌 나래(현 TG삼보)는 돌풍을 일으키며 준우승을 차지했다.

당시 나래에선 정인교가 ‘사랑의 3점 슈터’로 인기를 모았다. 3점 슛 1개당 1만원을 모아 불우이웃 돕기에 내놓은 선행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이는 나래의 연고지 원주를 농구 도시로 달아오르게 하는 데도 큰 보탬이 됐다. 새로 출범한 프로농구가 돈벌이 수단만이 아니라 사회적인 책임도 다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면서 청소년 팬들에게 좋은 이미지를 심었던 것.

출범 9년째를 맞는 프로농구는 최근 이런 열기가 다소 시든 것 같아 아쉽다. 겨울철 인기스포츠로 KBL(한국농구연맹)은 해마다 흑자를 내고 있으며 선수들도 좋은 환경 속에서 비교적 고임금의 혜택을 받고 있는데도 오히려 우리 사회의 그늘에 대한 관심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일부 구단과 선수들이 선행을 실천하고 있기는 하지만 올 시즌에는 유난히 치열한 순위 다툼 속에서 성적에만 얽매이고 있는 인상이 짙다.

세계의 내로라하는 스포츠 스타들이 남아시아 지진해일 피해자들을 위해 앞다퉈 성금을 내고 있는 것과는 딴판이다.

‘노블리스 오블리제(noblesse oblige)’라는 거창한 말까지 동원하지 않더라도 한 겨울 추위에 떨고 있는 우리 이웃들에 대한 조그마한 관심이 아쉽다. 따뜻한 정성이 담겼다면 금액의 많고 적음은 문제가 안 될 것이다. ‘사랑은 미안하다는 말을 하지 않는다’는 영화 대사처럼 미안하다는 말은 빼고 사랑을 몸소 실천하는 새해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프로농구 지휘봉을 놓고 야인으로 있는 KBS 박건연 해설위원이 결식아동을 돕기 위한 행사를 갖는다는 소식이다. 여간 반갑지 않다. 만사를 제치고 가봐야 한다는 생각에 마음이 바쁘다.

MBC해설위원 cowm55@yaho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