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고 다니는 고화질 TV 방송’인 위성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시험 서비스가 시작된 10일. 이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인 TU미디어 정동훈 과장(35)은 서울 광화문 일대와 지하철 등지에서 3시간 반 정도 휴대전화 겸용 위성 DMB폰으로 TV와 뮤직비디오를 시청했다.
위성 DMB 시범 서비스는 일본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다. TU미디어는 지난해 3월 방송용 위성을 발사한 뒤 10개월 만에 국내에서 시험 방송을 시작했다. 이 회사는 4월까지 시범서비스를 거쳐 5월에 본격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정 과장은 이날 오전 10시 서울 광화문에서 시청 앞을 걸어 다니며 드라마와 뉴스, 뮤직비디오를 시청했다. 화면이 끊기는 일은 없었고 음질도 좋았다.
골프 채널에서 골프 경기를 감상할 때도 가로 2.2인치, 세로 2.2인치의 작은 액정화면으로도 골프공을 선명하게 볼 수 있었다.
그가 오후 1시경부터 서울 지하철 2호선 을지로 3가에서 성수역까지 왕복하면서 전동차 안에서 위성DMB 단말기를 열자 지하철 승객들이 신기한 듯 쳐다봤다. 일부 중고생들과 20대 젊은이들은 시험 방송을 구경하면서 “이거 어디가면 살 수 있느냐”고 묻기도 했다.
하지만 단말기를 들고 엘리베이터 안에 들어가자 화면이 나오지 않았다. 위성 전파가 닿지 않는 곳이기 때문이었다.
이날 정 과장처럼 선명한 화질의 서비스를 직접 체험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전자상가 등을 제외한 일반 대리점에는 이날 낮까지 단말기가 나오지 않아 일반 고객들은 구입할 수 없었다. 하지만 단말기를 파는 SK텔레콤 대리점에서는 위성 DMB에 대한 문의가 이어졌다.
SK텔레콤은 이날 저녁부터 용산전자상가 테크노마트 종로 등 주요 대리점에 200여 개의 단말기를 풀기 시작했다. 회사 측은 “다음 주부터는 단말기가 하루에 1000대 이상 본격적으로 출시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만든 위성 DMB 단말기(SCH-B100) 가격은 85만 원 선(시중판매가)이다.
하지만 위성 DMB가 넘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최대 현안인 지상파 방송을 위성 DMB로 보내는 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은 데다 상용화가 시작될 경우 이용 요금도 유료이기 때문이다. 가입비는 2만 원, 월 사용료는 1만3000원으로 잠정 결정됐다. 방송위원회는 2월 말이나 3월 초 위성 DMB의 지상파 재송신을 승인할지를 결정하기로 했다.
또 지상파 방송사들이 지상파를 통해 휴대용 단말기로 방송을 보내는 지상파 DMB로 이 서비스를 견제할 가능성도 크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지상파 DMB는 단말기를 제외하고 콘텐츠는 무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위성 DMB
위성을 통해 전파를 받아 이동 중에도 고화질의 TV를 휴대용 단말기로 볼 수 있는 서비스. 현재 시청 가능한 9개 시험방송 채널은 뉴스 음악 드라마 등 3개 비디오 채널과 최신가요 등 6개 오디오 채널이다. 상용화 이전에는 단말기만 있으면 무료로 방송을 볼 수 있다.
정위용 기자 viyonz@donga.com
이병기 기자 eye@donga.com
홍석민 기자 sm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