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2기 취임일(20일)을 앞두고 워싱턴에선 신임 각료 후보들에 대한 인사 적격 시비가 끊이지 않고 있다.
11일 국토안보장관으로 지명된 마이클 처토프 연방법원 판사는 물론 국무부 차관으로 유력시되는 로버트 조지프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선임보좌관도 도마에 올랐다.
▽처토프 내정자 적임 논란=현직 연방항소법원 판사인 처토프 내정자는 그동안 상원 인준 청문회를 세 번이나 통과한 만큼 일단 능력은 인정받은 셈이다.
공화당 정부에서 연방검사로 임명된 그는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도 유일하게 살아남을 만큼 공화 민주 양당으로부터 신임을 받았다.
문제는 처토프 내정자가 출입국, 세관, 해안경비대 등 22개 기관과 18만 명의 직원을 거느린 거대조직 국토안보부 수장으로서 필요한 능력과 경험을 갖고 있느냐는 점이다.
부시 대통령은 11일 기자회견에서 처토프 내정자에 대해 “능력과 경험을 갖춘 공직자” “법무차관으로 테러와의 전쟁에 참여한 핵심 리더”라고 추켜세웠다.
국토안보장관 지명 처토프 판사
민주당의 존 코자인 상원의원(뉴저지)도 “지금까지 내가 본 공직자 중 가장 유능한 인물”이라고 호평했다.
그러나 비판자들은 처토프 내정자가 방대한 조직을 관리하거나 정보 업무를 다룬 경험이 전혀 없다고 지적한다. 테러와의 전쟁 초기 전략을 수립하면서 인권문제를 소홀히 했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게다가 클린턴 전 대통령 부부의 화이트워터 스캔들 조사 때 상원 공화당 의원들의 자문역을 맡은 악연이 있어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이 인준 과정에서 어떤 입장을 취할지도 주목된다.
▽조지프 국무차관 후보 논란=보스턴 글로브는 11일 존 볼턴 국무부 군축 및 국제안보 담당 차관 후임에 조지프 전 국가안보회의 핵확산 방지 담당 선임보좌관이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국무부차관 유력 조지프 前백악관 보좌관
조지프 전 보좌관은 직속상관이었던 콘돌리자 라이스 국가안보보좌관(국무장관 지명자)의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다는 것.
그러나 그는 ‘사담 후세인이 핵무기 개발을 위해 우라늄을 구입하려 한다’는 잘못된 정보가 부시 대통령의 2003년 연두교서에 포함되도록 한 장본인이다.
조지프 시리시온 카네기재단 핵확산 전문가는 “조지프 전 보좌관은 파면 또는 문책됐어야 할 사람”이라고 비판했다.
보스턴 글로브는 콜린 파월 장관과 리처드 아미티지 부장관이 이끈 국무부는 이라크전쟁을 강력히 주장한 국방부와 백악관의 신보수주의자(네오콘)들을 견제했지만 라이스 장관-조지프 차관 체제가 되면 이들 강경파를 더 이상 견제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문은 조지프 전 보좌관이 차관에 임명되면 국무부 최고위직 3개 중 2개를 보수파가 차지해 국무부가 네오콘 쪽으로 심하게 기울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조지프 전 보좌관은 터프스대 플레처대학원 조교수 출신으로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에서 국방부 부차관보, 조지 부시 전 대통령 시절 국방부 수석 부차관보를 지냈으며 현재는 싱크탱크인 공공정책연구소 소장으로 있다.
워싱턴=권순택 특파원 maypo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