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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이렇게 골라요]아가에겐 밝고 단순한 책으로

입력 | 2005-01-14 17:08:00


그림책이 글자만 있는 책보다 어린이에게 더 좋은 이유는 무엇일까? 그림은 음악과 같아서 글씨보다 쉽게, 감각적으로 느낌을 전달한다. 어린이가 그림책을 좋아하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그렇다고 아무 그림책이나 다 좋은 그림책은 아니다. 당연한 얘기지만 좋은 그림책은 ‘좋은 그림’을 담고 있어야 한다. 그럼, 그림책 속의 ‘좋은 그림’은 어떻게 알아볼 수 있을까? 디즈니 만화와 같이 판에 박은 듯한 애니메이션 그림보다는 특징이 두드러진 그림이 좋다. 페이지마다 화가의 해석에 따라 대상이 강조된 그림은 어린이들이 내용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또 연령이나 책 내용에 따라서도 ‘좋은 그림’을 구분할 수 있다. 0∼3세 유아에게는 ‘야옹이가 제일 좋아하는 색깔은?’(보림)과 같이 선명하고 밝은 느낌을 주는 그림이 좋다. 지나치게 복잡한 그림보다는 집중할 수 있는 그림이 좋은 것이다. 3∼7세에게는 단순한 그림보다는 좀 더 풍부한 그림이 좋다. ‘선인장 호텔’(마루벌)은 주인공인 선인장 말고도 주변의 식물과 작은 곤충까지 찾아 읽는 재미가 남다르다.

사실적 그림이 좋은가, 과장된 특이한 그림이 좋은가는 책 내용에 따라 다르다. 내용이 요구하는 분위기를 잘 살리면 좋은 그림이다. 자연, 과학을 다룬 그림책이라면 사실화나 세밀화가 좋다. 사실에 근거해야 하기 때문이다. 옛이야기라면 조금은 과장되고 신비한 분위기를 연출해야 한다. 그런 뜻에서 ‘팥죽할멈과 호랑이’(보리)는 내용이 요구하는 분위기를 잘 살린 그림책이다.

황경숙 아동도서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