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세 된 아버지가 소일삼아 인터넷을 배운 지 1주일쯤 됐다. 며칠 전 회사로 전화를 해왔는데 어떤 사이트를 한글로 입력해 열었건만 초기 화면이 뜬 뒤 홈페이지로 들어가려고 아무리 시도해도 불가능하다는 말씀이었다. 내가 직접 그 사이트를 열어봤더니 초기화면에 회사 관련 광고가 떠 있었고, 다음 단계로 들어가는 키워드가 ‘SKIP’(건너뛰기)으로 표기돼 있는 게 아닌가. 물론 이 SKIP이란 표현은 흔하게 쓰는 단어지만 영어를 모르시는 칠순 노인에게는 하늘같은 장벽일 수밖에 없다. 우리가 진정한 정보통신 강국이 되려면 젊고 배운 사람들의 눈높이에 모든 것을 맞출 것이 아니라 영어를 모르는 사람도 컴퓨터를 이용할 수 있도록 사소한 것부터 배려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유병화 회사원·서울 서대문구 냉천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