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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政街 막전막후]‘국참련’ 발족이후 與계파경쟁

입력 | 2005-01-16 18:09:00

친노 성향 단체인 국민참여연대(국참련)가 16일 서울 용산구 효창동 백범기념관에서 출범식을 갖고 4월 2일로 예정된 열린우리당 전당대회에서 각종 당직 후보를 적극적으로 내기로 결의했다. 이날 국참련 명계남 의장(오른쪽)과 열린우리당 정청래 의원이 뭔가를 논의하고 있다. 김동주 기자


전당대회를 앞두고 열린우리당 각 계파 하부조직 간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각 조직의 목표는 4월 2일 전당대회에서 당 의장을 직접 선출하게 될 대의원 다수를 확보하는 것. 이를 위해 각 계파 소속 의원들은 각자 지역구에서 대의원 선출 자격을 갖는 기간당원을 모으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먼저 본격적인 세 결집에 나선 것은 ‘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노사모)’이 주축이 된 ‘국민참여연대(국참련)’이다. 국참련은 16일 서울 용산구 효창동 백범기념관 컨벤션홀에서 창립대회를 갖고, 회원 2000여 명 전원의 중앙위원 및 당직 출마를 결의했다.

▽기간당원 확보 경쟁=월 당비 2000원 이상을 내는 열린우리당 기간당원은 최근 보름간 5만여 명이 급증해 16일 현재 15만여 명이다. 당 내에선 2월 초 기간당원이 2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근 폭증한 기간당원의 상당수는 당 내 각 계파와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4월 전당대회를 통해 새 당 의장을 뽑는 일정이 잡히면서 계파별로 자신을 지지하는 기간당원을 집중적으로 끌어들였기 때문이다.

어느 계파가 다수의 기간당원을 확보했는지를 가릴 수 있는 척도는 현재 전국의 기초자치단체별로 진행 중인 당원협의회장 선거 결과다. 당원협의회장은 기간당원 직선제로 선출되기 때문이다.

최근 유시민(柳時敏) 의원의 지역구가 있는 경기 고양지역의 당원협의회장 선거에선 유 의원이 속한 참여정치연구회(참정연)가 아닌 국참련 측과 가까운 노사모측 인사가 당선됐다. 또 홍재형(洪在馨) 원내대표 권한대행의 지역구인 청주지역의 당원협의회장 선거에서도 국참련 측이 승리했다. 이 때문에 당 내에선 “국참련이 최대 변수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한 반론도 많다. 노사모 회원 중심의 국참련은 20, 30대에 집중돼 있기 때문에 연령대별, 읍면동별, 성별로 일정 비율만 선출하는 대의원 선거에선 폭넓은 영향력을 발휘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열린우리당의 한 당직자는 “국참련의 영향은 ‘찻잔 속의 태풍’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국참련이 정동영(鄭東泳) 통일부 장관 중심의 당권파와 맺고 있는 우호적 관계가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을지도 변수다. 성향상 국참련은 온건한 당권파보다는 강경 개혁 성향인 참정연 쪽에 가깝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향후 계파 간 제휴 및 경쟁 관계의 변화뿐 아니라 국가보안법 개폐 문제 등 민감한 정치적 사안에 대해 각 계파의 노선도 적지 않은 변수가 될 전망이다.

▽국참련 창립 및 파장=국참련은 6일 창립대회 선언문에서 “대통령이 바뀌면 모든 것이 제자리로 돌아갈 것이란 환상은 이제 반성의 주제로 떠올려야 한다”면서 “우리는 스스로 당의 권력을 확대하며 이를 통해 (스스로) 충족하는 주체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더 이상 친노(親盧) 외곽조직에 머무르지 않고 당내 정치세력으로 나서겠다는 의미이다.

국참련이 이날 밝힌 가입 의원은 김영춘(金榮春) 임종석(任鍾晳) 강기정(姜琪正) 강혜숙(姜惠淑) 김교흥(金敎興) 김낙순(金洛淳) 김영주(金榮珠) 의원 등 31명이다.

국참련의 공식 창립은 당내 각 세력의 자극제로 작용할 전망이다. 국참련이 ‘2만 명의 기간당원 확보’ ‘대의원 1만5000명 중 5000명 확보’를 목표로 설정했기 때문.

국참련의 정식 출범으로 개혁당파가 중심이 된 참정연과의 경쟁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창립식에서 정청래(鄭淸來) 의원은 “참정연과는 개혁을 이루는 방법에 차이가 있다”며 선을 그었다.

이에 반해 국참련과 사실상 연대하고 있는 당권파는 상대적으로 느긋한 입장이다. 국참련의 하부 조직이 당내로 들어와 당권파를 뒷받침할 경우 하부 조직 면에서 재야파를 견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국참련 명계남(明桂男) 의장은 자신의 당 의장 출마설에 대해 “나의 출마가 국참련의 행보에 최선은 아닐 것”이라면서도 “아직 결정할 단계가 아니다”고 유보적인 태도를 취했다.

이명건 기자 gun43@donga.com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