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여론마당/김제완]400여개 해외 동포언론에 관심을

입력 | 2005-01-17 18:12:00


동포사회가 있는 곳에는 늘 동포신문이 있다. 언어공동체 단위로 모여 있는 이민사회에서 동포신문은 한인회와 함께 동포사회의 구심점 역할을 한다. 여기에 방송사까지 포함하면 전 세계의 동포언론사는 무려 430개에 이른다.

하지만 동포언론은 치열한 시장경쟁 시스템에 놓여 있다. 미국 애틀랜타의 경우 지난 한 해 동안 16개 신문사 중에 무려 6개가 문을 닫았다고 한다. 동포신문의 불안정은 곧바로 동포사회의 불안정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좌시할 일이 아니다.

지난해 국내에서는 약 300개의 지역신문을 지원하기 위한 지역신문발전지원특별법이 제정됐고 사업 예산으로 200억 원이 책정됐다.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야 한다. 400여 개의 동포언론에도 눈길을 돌려야 한다. 국내외 풀뿌리 언론사 700여 개가 네트워크로 묶이면 한민족의 큰 재산이 될 것이다.

동포신문은 한국인 기자가 한국어로 기사를 쓴다는 점에서 온전히 한국 문화권에 포함돼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최근 서구에서는 언어전쟁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과거에는 종교문화권 단위의 대립과 갈등을 보였다면 이제는 언어공동체 단위로 구별되고 대립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400여 개의 동포언론은 불가피하게 언어전쟁의 최전선에 서 있다. 이제 국내에서 실탄을 공급해 줘야 한다.

동포언론의 경제적 어려움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태생 조건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한인 인구가 1000명 안팎인 지역에는 신문이 자리 잡을 수가 없고, 한인회 기관지가 그 역할을 담당한다. 3000명은 동포신문이 나타나는 분기점이다. 3만 명이 되면 자족적이고 독립적인 공동체가 성립된다. 한국인이 경영하는 산부인과에서부터 장의사까지 들어서기 시작한다. 이때는 신문도 일간지가 나타나고 누군가 라디오방송을 준비한다.

작은 공동체에서도 동포언론은 경쟁하면서 자력으로 성장해 왔다. 이제 한국 정부와 사회가 관심을 갖고 이를 우리의 자산으로 만들어야 한다.

김제완 재외동포신문 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