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오쯔양 전 총서기가 사망한 17일 베이징(北京)은 전반적으론 평온했다.
그러나 톈안먼(天安門) 광장과 그가 연금생활을 했던 왕푸징(王府井) 부근 푸창(富强)골목에는 무장경찰이 곳곳에 배치돼 긴장감이 감돌았다.
▽보도 통제=중국 정부는 자오 전 총서기가 사망한 지 2시간 뒤인 오전 9시 9분 관영 신화통신을 통해 그의 사망을 확인했다. 하지만 통신은 ‘주의문’을 통해 “사망 기사는 신문에 제공된 것으로 국내 라디오와 TV는 사용하지 말라”고 덧붙였다.
미국 CNN이 오전 10시부터 15분간 내보내려던 중국 내 자오 전 총서기의 생애 특집 방송이 차단됐고, 일본 NHK의 국제방송도 오전 10시 20분 사망 뉴스 보도 순간 중단됐다. 시나닷컴 등 중국 내 인터넷포털 사이트도 그의 사망보도에 붙는 댓글을 삭제했다. ▽영도자급 예우=보도진의 접근이 금지된 가운데 자오 전 총서기가 숨진 베이징병원에는 오전부터 고위층의 방문이 잇따랐다. 가족들은 “국가 ‘영도인’(당 부장 및 국무원 부총리급 이상)이 조문했다”고 말했으나 그가 누구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장례가 공개될 것인지와 일정도 알려지지 않았다. 장례가 공개되면 대규모 군중 시위가 촉발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민주화세력의 재평가 요구=톈안먼 사태 당시 학생시위를 주도한 우얼카이시(吾爾開希)는 대만 중앙통신과의 회견에서 “자오 전 총서기의 사망으로 중국의 민주화 운동이 종말을 고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당시 진압군의 총에 맞아 숨진 17세 청년의 아버지 장페이쿤(蔣培坤)은 “정부는 그의 장례식을 최소한 공개적이고 공적으로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베이징=황유성 특파원 yshw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