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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 일자리 찾기]교육업종 취직하기

입력 | 2005-01-19 16:55:00

교육분야는 비교적 주부들의 취업이 수월한 편이다. 월수입은 100만 원 이상으로 그리 많은 편은 아니지만 집안 살림에는 큰 도움이 된다. 어린이집 교사로 근무하고 있는 강정향 씨가 아이들에게 동화책을 읽어주고 있다.사진 제공 잡링크


《서울에서 어린이집 교사로 근무하던 강정향 씨(36)는 1993년 결혼 후 틈틈이 동네 아이들을 돌봐주거나 공부를 도와주는 일을 해왔다. 하지만 전문성을 갖춰 오랫동안 일할 수 있는 직업을 갖고 싶다는 열망은 항상 가슴속에 남아 있었다. 그는 여성인력개발센터를 찾아 ‘홈 스터디 지도과정’을 교육받고 서울시에서 진행하는 ‘여성 일자리 갖기 지원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그러나 높은 취업문을 뚫기 위해서는 차별화된 경쟁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이 기간 중 독서지도사 자격증을 따고 신문활용교육(NIE) 지도사 교육을 받아 취업에 성공했다.》

▽교육, 취업문이 넓다=교육 분야는 다른 업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력 및 나이 제한이 적어 주부들에게 취업문이 넓은 분야다. 결혼 전 출판기획사에서 근무했던 김윤미 씨(39)는 결혼 후 7년 동안 가사와 육아에만 전념했다. 문예창작을 전공한 그는 평소 아이들과 책을 읽고 대화하는 것을 즐겼다.

김 씨는 3년 전부터 한솔교육에서 ‘주니어 플라톤 독서논술교사’로 일하고 있다. 독서논술교사는 아이들의 토론과 창의력을 끌어내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교사 스스로 책을 읽고 연구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온라인 취업포털 잡링크(www.joblink.co.kr) 한현숙 사장은 “교육 분야는 아이와 부모의 입장에서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아 주부들이 도전하기 좋은 분야”라며 “본인이 아이 교육에 대한 충분한 적성과 자질을 갖췄는지 신중하게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학습지 교사가 되는 길은=민간 교육기관에서 별도의 교육을 받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주부들이 비교적 쉽게 취업할 수 있다. 자격 조건은 서류전형과 면접으로 대부분 수시로 채용하며 정규대학(전문대 포함) 졸업자면 전공에 관계없이 응시할 수 있다. 학습지 교사의 여성 비율은 90%나 되며 이 가운데 기혼자가 60%를 차지한다.

학습지 교사는 일반적으로 과목당 1주일에 한 번씩 학생들의 가정을 방문해 약 10분간 1 대 1로 지도한다는 점에서 체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중요한 것은 자기 일에 대한 확신과 자부심이다. 단순히 부업을 한다는 생각을 버리고 아이들을 가르치는 전문직이라는 점을 인식하며 프로정신을 가져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새롭게 떠오르는 인터넷 학습지도=온라인 교육이 활성화되면서 새롭게 각광받고 있는 분야다. 대교의 웹 중고교 국어교사로 근무하고 있는 장정미 씨(33)는 4년째 인터넷 학습지도사로 일하고 있다. 직장 경력이 전혀 없었던 장 씨는 국어교육을 전공했던 경험도 살리고 무엇보다 집에서 할 수 있는 직업적 특성이 마음에 들어 일을 시작했다.

웹교사가 맡는 학생은 대략 400∼500명이지만 아이들이 매일 질문하는 것은 아니어서 실제 관리하는 학생 수는 40∼50명 수준이다. 학생들의 질문은 학교 수업시간에 배운 내용이나 숙제에 대한 질문에서부터 시를 잘 쓰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자신이 쓴 글에 대한 평가 등으로 다양하다.

민간분야 교육 관련 지도사 자격증명칭내용기관

인터넷
학습지도사온라인교육 기업에서 사이버 교사로 활동. 오프라인 교육 못지 않게 인터넷을 이용한 교육활동이 증가하면서 수요가 늘어날 전망한국사이버교육학회
www.kaoce.org독서지도사학습지 회사 소속으로 파트타임 교사, 홈클럽 교사,1대1 그룹 방문 지도교사 등으로 활동. 경력이 쌓이면 문화센터 지도강사 등으로도 활동할 수 있음한우리독서문화운동본부
www.hanuribook.or.kr

종이접기
지도사유치원 미술학회 문화센터 등에서 파트타임으로 일할 수 있고 개인지도도 가능. 유치원과 학교, 사회복지시설 등에서 종이접기 과정이 주요 특활활동으로 지정되어 있어 전망이 밝은 편한국종이접기협회
www.origami.or.kr 동화구연
지도사도서관 복지관 유치원 초등학교 평생교육원 등에서 동화구연강사로 활동. 상업용 동화 녹음을 비롯해 공부방 개념의 동화방 개설도 가능한국동화구연지도사협회
www.ikasi.or.kr가베지도사어린이집이나 유치원 파견강사로 활동할 수 있음.1대1 방문지도와 그룹 활동 지도도 가능하며 3년이상 경력이 쌓이면 문화센터 가베강사로 활동유아교육원
www.uagarden.or.kr자료: 잡링크

김두영 기자 nirvana1@donga.com

▼고궁 구경중 “이거다”…문화체험 지도사 된 심연선씨▼

경복궁의 주요 건물 앞에는 ‘드므’라고 부르는 물 항아리가 있다. 1년 내내 물이 얼거나 마르지 않게 관리하는 사람도 있었다. 일종의 소화기인데, 불귀신을 쫓는다는 상징적인 의미가 컸다. 지금은 관람객들이 쓰레기통으로 오인하지 않도록 뚜껑을 덮어뒀다.

궁궐 건물 지붕 밑에는 그물이 쳐져 있다. 새가 집을 지으면 새를 잡아먹는 뱀이 나타나기 마련. 그렇게 되면 뱀과 새를 잡아 없애야 하는데 궁 안에서는 살생은 금기이기 때문에 아예 새가 집을 짓지 못하게 막아 놓은 것이다.

초등학교 6학년과 3학년 아이를 둔 심연선 씨(40·사진)는 이런 내용을 아이들에게 재미있게 풀어주는 ‘문화체험 지도사’다.

지방의 한 회사에서 사무 보조원으로 일하던 심 씨는 결혼해 서울로 올라오게 되면서 직장을 그만뒀다. 경복궁 등으로 ‘서울 구경’을 나설 때마다 늘 설명이 어려운 용어로 쓰여 있는 것이 불만이었다.

심 씨는 우연히 서울 구로구 여성인력개발센터에 ‘문화체험 교육’에 대한 3개월짜리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지난해 초 그는 이 프로그램을 듣기 시작했다. 새로 알게 된 역사적 사실을 저녁 먹는 시간에 아이들에게 이야기했더니 재미있어했다.

심 씨는 한국체험학습강사협회에 회원으로 등록하고 불국사 등 실제 현장을 답사하는 심화과정을 2개월 추가로 이수했다.

초등학교 등에서 어린이 현장학습 일정이 잡히면 협회로 강사 요청이 들어온다. 심 씨는 프리랜서 형식으로 협회의 의뢰를 받아 현장 강사로 나간다. 보수는 한 번 나갈 때 8만∼10만 원 선. 학교에서 현장학습을 많이 가는 봄가을에는 1주일에 2, 3차례 나가기도 한다.

심 씨의 ‘데뷔’는 지난해 10월 종묘에서였다. “어찌나 긴장이 되던지…. 너무 많은 내용을 준비해 갔는데 시간 조절을 잘 못해서 정작 다 이야기하지 못해 아쉬웠어요.”

심 씨는 “돈도 돈이지만 역사 등을 새로 배워가는 재미가 있고 배운 것을 아이들과 나눌 수 있어 이 일이 매력적인 것 같다”고 말했다.

김승진 기자 sarafi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