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창원시의 두산중공업에서 근무하는 생산직 직원 2000여 명의 평균 연령은 43세. 이것도 2003년 말 1300여 명의 고참 직원들이 명예퇴직을 하면서 다소 낮아진 것이다.
이 회사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고졸 기능직 공채를 한번도 하지 않았다.
이 회사 관계자는 “명예퇴직을 받는 상황에서 현장 직원을 새로 뽑기 어려웠다”면서 “장기적으로 직원의 나이가 많아지면 생산성 하락 등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19일 발표한 ‘인구구조 변화가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수출 주력 업종인 철강 조선 자동차 등의 분야에서 평균 연령이 40세에 육박하는 등 ‘산업 인력 고령화 현상’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2003년 현재 철강업계의 평균 연령은 39.7세, 조선은 38.2세, 자동차는 36.2세 등으로 9년 전인 1994년에 비해 2.1∼3.3세 높아졌다.
또 일부 서비스업과 첨단 제조업 분야의 평균 연령도 같은 기간 2.4∼3.8세 늘어났다.
보고서는 이 같은 현상이 계속되면 기업의 임금 부담이 커지고 생산성은 낮아져 한국의 산업 경쟁력 및 성장 잠재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산업 인력의 고령화는 노조의 힘이 강한 업종에서 더욱 빠른 속도로 진행되며 ‘자리 지키기’ 현상이 심화되면서 청년층을 위한 일자리 창출을 어렵게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삼성경제연구소 이정일(李禎一) 수석연구원은 “산업 인력의 고령화는 해당 산업의 성장성이 떨어지면서 기업의 신진대사가 둔화됐기 때문”이라며 “이 같은 현상은 새로운 인력 채용을 어렵게 해 청년 실업 문제 등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박중현 기자 sanju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