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주훈 기자
앞으로는 모범생, 뒤로는 양아치. 늘 웃는 표정의 선한 눈매를 가진 정준호(35)에게 ‘공공의 적 2’는 야누스의 캐릭터 한상우를 요구했다.
정준호는 “내 돈 갖고 내가 쓰는 데 가진 것 없는 너희가 왜 참견이냐”는 한상우의 논리회로 속으로 먼저 들어갔다고 했다.
“그건 ‘공공의 적 2’에 던져지는 근본적 질문이기도 합니다. 남에게 피해 안 주는 선에서 자기 돈으로 외국여행 다니고, 골프 치고 하는 가진 자들 모두가 나쁜 사람들인가? 그것으로 응징할 이유가 충분한가? 하는 것 말입니다.”
올해로 데뷔 10년. 트레이드마크처럼 돼 버린 ‘착한 미남’ 딱지를 떼고 카멜레온처럼 변모하는 내공을 쌓고 싶었다고 한다. ‘공공의 적 2’ 출연 제의를 두말 않고 받아들인 이유도 그 때문이었다.
“‘절대로 멋있어 보여서는 안 된다’ ‘관객이 연민을 품게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제게 주어진 임무였지만 쉽지 않았어요. 연민을 품을 수 있는 복잡한 캐릭터의 악한이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은 듭니다.”
정은령 기자 ryung@donga.com